고사리 손이 만들어낸 녹색테이블 ‘대반란’
수원 신곡초등학교가 지난 3월 열린‘전국회장기 초등학교 탁구대회’에서 4학년부 개인단식 패권을 차지한 조대성과 5학년부 3위에 오른 손석현, 김정훈, 올해 경기도 대표로 선발된 안준형 등 유망 선수들을 잇달아 발굴해내며, 신흥 탁구 명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탁구의 불모지였던 제주도를 탁구의 메카도시로 발전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바 있던‘명장’ 양재성 감독이 부임한 지 2개월 만이다.
이처럼 전국대회 입상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전국의‘신흥 강호’로 자리 매김한 신곡초 탁구부원들을 만나보기 위해 지난 2일 오후 2시께 수원 신곡초를 찾았다. 선수들의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대강당으로 들어서자 8개의 탁구대를 앞에 둔 채 몸을 풀고 있는 어린 선수들이 보였다. 마주한 탁구대가 높게 느껴질 정도로 작은 키에 손에 쥔 탁구 채가 크게 보일 정도의 왜소한 체형을 가진 선수들을 보며 고개가 절로‘갸웃’해지는 사이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됐다. 작고 왜소한 선수들의 모습에‘갸웃’해졌던 고개가 ‘끄덕 끄떡’으로 바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명장 양재성 감독 부임 2개월만에 전국대회 입상 ‘신흥강호’
교장·학생·학부모가 만들어낸 승리의 드라마는 현재 진행형
공을 날카롭게 응시하는 어린 선수들의 눈에서는 프로선수 못지않은 진지함이 서려 있었고, 멋들어진 폼으로 쳐올리는 드라이브에서는 날카로움이 뿜어져 나왔다. 또 서로 강한 맞 드라이브를 교환하며 빠르게 랠리를 주고받는 모습에서는 한국 탁구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당당함이 엿보이기도 했다.
“기량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는 녀석들입니다. 앞으로 잘 가다듬으면 한국 탁구를 짊어지고 갈 재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한 아이들이지요”
애정어린 눈으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양재성 감독과 김홍구 경기도탁구협회 전무이사는 선수들의 높은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처럼 신곡초 탁구부가 ‘전국 탁구의 신흥 명문’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데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배금상 교장의 역할이 가장 컸다. 1천400여 개가 넘는 도내 초등학교에 탁구부를 운영하는 곳이 단 4곳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배 교장은 운동에 소질 있는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탁구를 접할 수 있도록 탁구부를 적극 육성하는 한편 탁구부원들이 부족함 없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지난달 28일에는‘탁구체험의 날’ 이벤트를 개최, 학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탁구를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배금상 교장은 “중국 내에만 선수로 등록된 탁구 선수가 5천만명이 있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은 기억이 난다”면서 “탁구의 저변 확대와 꿈나무 발굴 없이는 한국 탁구의 미래도 없다는 마음으로 탁구부 육성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창의적인 탁구를 할 수 있도록 이끈 양 감독의 지도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양 감독은 초등학교 시절이야말로 탁구에 흥미를 붙여야 할 시기이자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을 때라는 믿음으로 아이들을 성심성의껏 지도하고 있다.
양재성 감독은 “탁구를 즐길 때야 비로소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고 또 창의적인 플레이를 해야만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아이들을 한국 탁구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로 키워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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