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상표 가운데 버버리(Burberry)라는 것이 있습니다. 영국 장교들이 입었던 코트가 바로 버버리인데 특히 비오는 날 잘 생긴 남자가 이 버버리를 입고 있으면 정말 멋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 버버리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스타일이 똑같습니다. 변함이 없습니다. 이런 것들을 우리는 소위 명품이라고 부릅니다. 명품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아주 귀하고 값진 물건을 명품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명품에는 원칙이 있습니다. 무조건 비싸다고 명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한국의 상표 가운데에서도 비싼 옷이 있습니다. 비싼 신발이 있고 비싼 가방이 있지만 명품이라는 이름이 붙여지지 않습니다. 비싸다고 명품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귀하게 여김을 받아야 명품이 될 수 있습니다. 명품을 명품되게 하는 특징 가운데 가장 중요한 특징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입니다. 명품은 1년을 입고 3년을 들고 10년을 사용해도 그 품질이 한결같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멋있어지고 손 때가 묻을수록 더 정감이 간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명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명품은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한다고 합니다.
오래 전 신학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에 학생들과 함께 중국으로 단기 선교를 갔던 적이 있습니다. “일송정 푸른솔은 늙어 늙어 갔어도~” 만주 벌판을 바라보며 일제 시대 ‘선구자’를 부르며 독립 운동을 위해 말을 타고 달렸을 영웅들을 떠올렸고,
용정에 들러서는 윤동주 시인의 생가를 둘러 보았습니다. 그의 시비 앞에서는 암울한 시대 속에서도 굽히지 않았던 지식인의 기개를 마음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일제 강점기라는 암울한 상황 속에서 한점 부끄러움 없이 살고자 몸부림치다 스물 아홉이라는 너무도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해야 했던 윤동주 시인.
그의 죽음에 대해 학생들과 안타까워하며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한 학생이 이런 말을 툭 던졌습니다.
“일찍 죽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좋은 사람으로 남아 있을 수 있는 건 아닐까요? 그렇게 훌륭했던 사람들도 변절했던 역사를 보면 말입니다.”
엉뚱해 보이는 그 학생의 말을 들으면서 문뜩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래 사는 것이 무조건 축복은 아니구나. 오히려 변치 않는 삶을 사는 것이 축복이구나.”
‘래디컬’이라는 책을 보며 참 멋진 문장이라고 생각한 것이 있습니다.
“죽음이 상급이 되는 순간, 삶은 급진적이 된다.”
죽음이 실패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떻게 죽음의 위협 앞에서 당당할 수 있겠습니까? 죽을 때까지 우리의 삶을 변치 않게 만드는 것, 성실하게 만드는 것은 죽음이 상급이 되는 삶이 아닐까요? 올 한해는 참 많은 신앙의 선배들의 전기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난 사람들 때문에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안타깝다고 그들의 삶이 실패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누군가 가지 않으려고 했던 길을 믿음으로 갔던 사람들이고, 그들의 발걸음을 보면서 누군가 그 길을 따라오게 만들었던 사람들입니다.
때문에 그들의 인생은 감히 명품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계십니까? 확실한 것은 무엇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여러분의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신약 성경의 히브리서에는 “믿음의 주요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바라보자” 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를 사랑하셔서 이 땅에 오셨고 변치 않는 사랑으로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 그분은 누구보다도 명품 인생을 살았던 분이십니다. 그 분을 바라보면 우리의 인생도 달라집니다.
“시선을 바꾸어 보세요! 인생이 달라집니다!”
김 병 삼 분당 만나교회 주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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