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월 강수량 평년의 70% 그쳐…도내 농가 농작물 관리 ‘비상’
“바짝바짝 마르는 고구마 순을 보면 제 마음도 타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여주군 가남면에서 고구마밭 3㏊를 경작하고 있는 K씨는 요즘 틈만 나면 하늘만 쳐다보며 비를 기다린다.
여주의 5월 강우량이 37.5㎜로 지난해 같은 달 91.5㎜에 비해 턱없이 적어 얼마 전 심은 고구마 모종이 말라죽고 있기 때문이다.
K씨는 “지난달 말까지 고구마 모종을 심을 예정이었는데 가뭄 때문에 70%만 식재했고 나머지는 앞으로 열흘 정도 더 심어야 할 것 같다”며 “그동안 심어 놓은 고구마 모종도 10% 가량 말라죽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극심한 봄 가뭄에 기온까지 크게 오르면서 경기지역 농가들이 농작물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5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경기지역의 올 1~5월 강수량은 179.9㎜로 평년 255.8㎜의 70.4%에 그치고 있다. 저수지의 저수율도 46.1%에 불과하다.
더욱이 이달 중순까지 예년에 못 미치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은 요즘 농업용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전망이다.
여주 뿐만 아니라 평택, 양주, 남양주, 연천 등에서도 콩의 발아율이 떨어지고 감자와 옥수수가 잘 크지 않는 등 밭작물의 피해가 조금씩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는 ‘가뭄극복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해 기상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급수예고제, 간이양수장 설치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가뭄이 훨씬 심한 충청지역과 달리 경기지역은 다행히 모내기는 100% 달성했지만 6월 중순이 지나도 비가 오지 않는다면 밭작물의 피해가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자체별로 가뭄 대책 수립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류진동·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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