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최고] 안성 미곡초 골프부, 폐교위기 시골학교 ‘골프 명문교’ 부활

갈수록 첨단화·전문화되고 있는 현대 스포츠에서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이 실현될 확률은 그야말로 ‘제로’에 가깝다. 다시 말해 환경적인 뒷받침 없이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가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특히 조기 교육이 필수적인 종목으로 꼽히는 골프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몰렸던 학교에서 전국 최고의 환경을 갖춘 ‘골프 명문학교’로 거듭나고 있는 곳이 있다.

지난 2004년 ‘돌아오는 농촌학교’로 지정된 이후 교내 골프연습장 등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미래의 세계적인 골프 스타’를 양성해 나가고 있는 안성 미곡초등학교(교장 노락철)가 바로 그곳이다.

 

경기도교육감배 골프대회를 이틀 앞둔 25일 오후 1시30분께. 용인 태광CC에서 대회장 현지 적응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미곡초 골프부 학생들을 만났다. 지난 6월 자마골프배 전국대회에서 2위에 오른 김태정(여·5학년)과 지난 5월 전국 초등연맹배에서 10위를 차지한 양혜지(여·5학년)를 비롯, 강성미(여·5학년), 원정호, 윤성윤, 진현기(이상 4학년) 등 6명의 골프부 학생들은 ‘꼬마’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가진 전형적인 초등학생들이었다.

‘차세대 골프 스타’를 떠올리기에는 골프채를 손에 쥔 폼이 너무도 부자연스러운 모습. 하지만 연습이 시작되자 ‘보통의 꼬마’들에 불과했던 선수들의 모습은 180도로 돌변하기 시작했다.

안성 레이크힐스 골프장과 MOU 등 최적의 환경

창단 6개월만에 김태정 선수 전국대회 2위 등극

드라이버 비거리 200~220m… 세계적 골퍼 예감

공을 노려보는 눈은 무서우리만큼 진지했고, 군더더기 한점 없이 깨끗하게 돌아가는 스윙에서는 ‘차세대 골프 스타’다운 ‘아우라’가 배어 나왔다.

“평상시 보는 것하고는 좀 다르죠? 드라이버 비거리가 200~220m까지 나오는 녀석들입니다. 수준급 실력을 가진 부모들도 이젠 적수가 안될 정도로 성장했지요. 기량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는 만큼 잘만 가르치면 미래의 골프스타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들의 지도를 맡고 있는 전만동 전담 코치는 설명했다. 선수들의 만만치 않은 실력에 놀라며 장래 희망에 대한 질문을 던져봤다. 그러자 선수들의 입에서는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맥길로이, 신지애, 최나연 등 골프계를 주름잡고 있는 세계적인 스타들의 이름들이 쏟아져 나왔다. 저마다 롤모델들은 달랐지만 세계적인 골프선수가 되겠다는 포부만큼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답변이었다.

이처럼 미곡초 선수들이 ‘미래의 골프 스타’로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미곡초가 가진 최적의 환경 때문이다. 미곡초는 교내에 70m 거리의 골프연습장을 갖춘 것 이외에도 올해초 안성 레이크힐스 골프장과 MOU를 체결, 선수들이 불편함 없이 훈련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미곡초는 ‘방과 후 학교’ 운영을 통해 전교생 대부분이 골프를 조기에 접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골프 특성화 학교’의 신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미곡초는 보다 많은 학생들이 골프 꿈나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난 2011년 11월 창단한 골프부를 확대한데 이어 인근 양성중학교에 골프부 신설을 추진, 졸업생들이 연계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노락철 미곡초 교장은 “골프라는 종목의 특성상 많은 학생들을 선수로 키워내기는 어렵겠지만 소질 있는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하고, 또 골프에 입문한 학생들이 부족함 없이 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세계적인 골프 스타를 양성할 수 있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적의 환경과 학교 측의 빵빵한 지원 속에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세계 골프계를 주름잡을 ‘스타 탄생’의 예감이 머릿속을 스치고 있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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