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 만나고싶었습니다] 김선교 양평군수

시골도시에 새바람이 불어온다 관광·문학·예술의 고장 ‘세마리 토끼사냥’

인터넷에 ‘양평’을 검색하면 제일 먼저 남한강이 떠오른다. 그만큼 풍광이 뛰어나고 수려한 고장이다. 그런 양평에 또 다른 콘텐츠가 접목되고 있다. 남한강 자전거도로가 그것이다.

김선교 양평군수. 그는 전형적인 농촌 지역을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진 고장으로 만들고자 노력 중인 단체장이다. 김 군수는 겉으로 보기에는 시골군수 풍모를 지녔다. 점퍼를 입고 영농현장을 다닐 때면 영낙 없는 ‘면장님’이다. 하지만, 의외로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을 즐겨 애송한다.

감수성 풍부한 문학 청년…. 딱딱한 행정에 따뜻한 감수성이 얹혀지고 있는 까닭은 이처럼 김 군수의 문학과 예술에 대한 애정이 녹여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황순원 선생의 주옥같은 단편소설 ‘소나기’를 테마로 한 소나기마을 조성과 기초 지방자치단체로는 유일한 군립미술관 건립, 강상면 남한강문화특구 추진 등도 그래서 가능했다. 김 군수는 2년 전 취임하면서 집무실을 개방했다.

둥그렇게 앉을 수 있는 원탁 테이블과 편한 의자들은 직원들은 물론, 주민들에게도 항상 열려 있다. 김 군수의 편안함은 ‘긍정의 힘’으로 이어진다.

김 군수가 역동적으로 펼치고 있는 군정에 믿음이 가는 까닭이기도 하다. “단체장으로 안보를 위해선 보수를 추구해야 하겠지만, 주민들을 위해서는 또한 지역 발전을 위해선 진보의 정신으로 올곧게 밀어 부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6월 13일 보수와 진보가 적절하게 화학반응해 융합된 ‘긍정의 힘’을 믿는 김 군수를 만나 양평이야기를 들어봤다.

규모의 개발 넘어 질적인 발전 이끄는 진보군수의 ‘당찬군정’

‘자전거타기 천국’을 넘어 ‘바이크 특구’로

김선교 군수의 취임 초부터 화두는 양평을 자전거 타기 좋은 천국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아무런 제약 없이, 또한 자동차 도 신경을 쓰지 않고 편하게 자전거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길. 승용차가 부의 상징이었던 그 시절에는 적어도 자동차 위주의 도로가 정석이었다.

하지만 이제 자동차가 집집마다 필수품이 되어 버린 지금, 편하게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는 길은 드물다. 회색빛 콘크리트 빌딩이 즐비한 도회지는 그렇다 쳐도, 어지간한 시골 도로에서도 페달을 밟는다는 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더라도 자동차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일 먼저 소매를 걷어 붙인 게 자전거 전용도로였다.

지난해 말,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구 중앙선 철교로부터 시작돼 양평군립미술관 앞까지 이어지는 20여㎞에 이르는 남한강 자전거도로는 그런 김 군수의 의지가 녹여진 결정체이다.

남한강 자전거도로는 구 중앙선 철로를 따라 이어진다.

이제 양평에선 헬멧을 쓰고 페달을 밟는 인파는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었다.

“자전거에 앉으면 세상이 참 편하게 보인다. 플라타너스나 느티나무도 적당한 높이에서 당당하고 늠름하게 보이고, 그림처럼 펼쳐진 산하도 그렇다. 그게 바로 자전거의 매력 아니겠는가?”

김 군수는 내친 김에 자전거는 물론, 바퀴가 달린 탈 것들, 이를테면 산악자전거나 모터사이클 등도 자유롭게 탈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 초 발표한 ‘바이크 특구’가 그것이다.

구 중앙선 용문역 인근에 조성된 레일바이크 등도 한데 묶기로 했다. 자전거 마니아들을 위한 숙박시설인 ‘바이크텔’과 자전거와 관련된 테마상품들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앙선 전철복선화로 용담터널과 도곡터널 등 2곳의 폐 터널을 ‘자전거 타고 가는 터널 미술관’으로 꾸미기 위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산나물 한우축제’ 등 다채로운 문화콘텐츠 개발

양평은 365일 축제가 열린다. 농촌체험마을의 경우 봄에는 딸기, 여름에는 물놀이, 가을에는 농작물 수확체험, 겨울에는 김장체험축제 등이 펼쳐진다.

지난해 농촌체험으로 121만여명이 다녀갔고, 제1회 대한민국 농어촌마을 대상에서 ‘대통령상’도 수상했다.

 

“먼저 도시민들이 제일 좋아하는 딸기체험축제가 3월부터 본격 진행됐다. 딸기를 재료로 한 각종 음식(딸기찐빵, 인절미, 시루떡) 만들기 체험프로그램들도 진행돼 체험객들이 무척 좋아한다”

3월 17일 단월 고로쇠축제와 5월 10일부터 사흘 동안 양평의 대표적인 페스티벌인 양평 산나물 한우 축제, 그리고 젊음이 넘치는 월드 DJ페스티벌 등이 5월 26일부터 사흘 동안 열렸다.

김 군수의 축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같은 축제들은 재래시장과도 연계돼 펼칠 계획이다. 사실 전국의 지자체들마다 축제 풍년이다. 중요한 건 이들 축제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양평에는 매월 3일과 8일 서는 양평전통 5일장이 있고, 양서면과 용문면 등지에도 각각 5일장이 선다. 중앙선 전철과 자전거도로 개통으로 양평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어 올해는 1천만여명의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남한강 자전거길과 연계하고 축제들과도 접목, 전통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관광객들을 전통시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동선체계를 만들어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 등 모든 콘텐츠를 연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2020년까지 市 승격 ‘잰걸음’

양평은 특히 친환경농업이 활성화된 고장이다. 그만큼 친환경 농산물들도 많다. 이미 지난 2005년 전국 최초 친환경농업특구로도 지정됐다.

김 군수는 지난해 친환경농업 제3차 5개년계획을 선포하고 ‘작지만 강한, 농업(강소농), 돈 버는 친환경농업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양평의 농업 키워드는 다품종 소량 생산이다. 물맑은 양평쌀을 주작목으로 하고, 한우, 부추, 비름, 수박, 잡곡, 산양삼,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쌈채류 등이 있다.

특히 전체 4천400여 농가 가운데 3천100여 농가가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고, 친환경인증을 받은 농가도 23%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매년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300여 농가를 오는 2020년까지 500여 농가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양평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은 군수가 책임진다는 생각을 갖고 농업인의 소득이 올라가고 발전하는 길이라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김 군수의 비전이다.

김 군수가 ‘자전거타기 천국’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시 승격이다.

“물론, 인구가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갈수록 인구가 감소해서는 자급자족이 어렵다. 이를 위해 출산장려정책을 키워드로 삼아 다산 부부에 대한 장려금 지급을 확대하고 있다.”

그래서 오는 2020년까지 인구를 17만명으로 늘리기로 하고 시 승격을 추진하고 있다. 출산장려정책을 위해 지난달 제1회 양평동요제도 개최했다.  

만 5세아와 초등학교 전 학년, 중학교 2~3학년 무상교육 및 무상급식 실시와 보육시설 24시간 연장, 무한돌봄센터 기능 및 다문화가정 지원 강화,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영어집중지원 등 평생인프라 구축 등도 진행되고 있다.

어르신들이 살기 좋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국립교통전문병원도 유치했다. 양평이 친환경 명품 도시가 되려면 필요한 게 바로 종합병원이기 때문이다. 사업비가 1천600억원으로 304병상에 내과, 신경과 등 10개 진료과목들이 설치된다.

김 군수가 궁극적으로 이 같은 정책들을 통해 완성할 그림은 ‘사람 중심의 그린피아 양평’이다.

글 _ 양평·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사진 _ 김시범 기자 sb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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