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중심 양구기행

박수근 미술관은 한적한 양구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한국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작고 작가의 미술관 치곤 내용면에서 빈약하다. 초기 작품외의 그림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과 고가임을 감안하더라도 진품은 몇 점 되지 않고 그나마 판화, 삽화, 드로잉이 대부분이다. 뒷산에 부인과 함께 잠들어 있는 그들의 묘비명만이 영혼을 위로해 주고 있다. 이등병이 거수경례를 하며 맞는 민통선 안에 들어서자 잊었던 군 시절이 떠오른다. 지뢰 표시가 있는 철조망 안에서 노루가 달아나는 것도 신비롭고, 뚜렷한 한반도 형상을 드러내는 두타연 폭포는 60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살아있는 생태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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