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교육청, 자체기준으로 공사비 산정해 거액 손실

학교 공사비로 시민혈세 9억 낭비

인천시교육청이 학교 공사비를 조달청 기준이 아닌 교육청 자체 기준으로 산출해 9억4천여만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최소 비용으로 학교를 지으려고 했다지만 공무원들이 임의로 공사비를 축소, 거액의 시민혈세를 날린 점에서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17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0월 초은고교 신축(공사비 99억4천200만원) 당시 시공사 선정 계약을 조달청에 의뢰하고도 공사비 산정은 자체 기준을 적용, 100억원 이하로 산출했다.

조달청에 계약을 의뢰할 경우 공사비 산정은 조달청 기준을 따르게 돼 있음에도 이를 어긴 것으로, 조달청 공사비 기준을 적용했을 시 초은고의 신축비는 103억원 가량이 된다.

공사비가 100억원 이상이면 전국의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에 부치지만 100억원 이하면 인천지역 건설업체로 제한되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처럼 자체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00억원 이상 공사일 경우 최저 입찰 가격이 예정가의 80%까지 내려가지만 100억원 미만이면 예정가의 85%까지 내려간다. 따라서 시교육청은 4억7천400만원 가량을 날리고 견실한 건설업체에 시공을 맡길 기회마저 잃은 셈이다.

시교육청은 또 청라고의 신축(공사비 91억4천400만원) 시공사 선정도 같은 방식을 적용해 4억6천800만원의 손실을 보는 등 총 9억4천200만원을 날렸다.

감사원은 시교육청 시설공사에 대한 감사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하고 최근 담당 부서인 교육시설과 직원 2명과 간부 1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하지만 징계 또한 이들이 각각 교육감, 교육과학기술부장관, 대통령 표창을 받은 점이 고려돼 ‘불문 경고’ 조치에 그쳤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최소 비용으로 학교를 신축하기 위해 자체 기준을 적용한 것이지, 고의로 공사비를 축소하거나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혜숙기자 ph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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