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형의 투자전망대]스페인도 넘어가는가?

그리스발 재정위기 불길이 스페인으로 옮겨붙고 있다. 유로시장에서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수익율은 분기점이 되는 7%를 이미 넘어 7.6%를 기록하고 이태리도 6.5%를 넘어서는 등 이미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

상황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방법이 하나있고, 또 다른 방법은 ECB가 돈을 풀어 스페인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먼저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인가?

전세계 금융시장은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다. 아울러, 이태리의 국채수익율이 급등하는 등, 이태리정부도 사실상 금융시장에서 돈을 조달하는 것이 불가능해져 이태리마저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놓이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게 된다.

따라서 유로권으로서는 현재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은 상상하기 싫은 옵션으로 남아있다고 볼수 있겠다.

그 다음, ECB가 무제한 돈을 풀어 스페인의 국채를 매입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이 방법은 일단 유로존의 돈줄을 쥐고 있는 독일로서는 매우 꺼릴 수밖에 없는 옵션이다. ECB가 돈을 풀게 되면 같은 통화를 사용하는 전 유로존 국가들이 사실상 스페인의 국가채무를 공동으로 부담하는 격이 되고, 그중에서도 ECB의 지분이 가장 높은 독일이 사실상 스페인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을 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결국은 독일이 양보를 하고 ECB가 나서서 스페인을 지원하지 않겠느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로서는 사실상의 유로존 와해보다는 자신들이 일정부분 희생을 하더라도 핵심국가인 스페인의 구제쪽으로 방향을 잡는것이 이익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가 독일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꾼 것도, 이러한 독일의 점점 가중되는 이웃국가들에 대한 채무보증전망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로존이 회생치 못한다면 독일이 언제까지 돈을 퍼부을 수 있을까에 모아진다라고 할수 있다.

아직까지는 시장은 독일을 믿고 있다. 이것이 미국 뉴욕증시에서 하락폭이 제한되는 이유이다.

하태형  수원대 금융공학대학원장/ 금감원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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