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마탐험대] 겁없는 줌마들 히말라야를 품는다

당차고 겁 없는(?) 아줌마들의 ‘히말라야 도전’이 시작됐다. 지난 3월 체력 검정, 면접 등의 엄정한 심사를 통해 선발된 15명의 경기도 줌마 탐험대원들은 오는 10일부터 31일까지 21일간 히말라야 마나슬루 등반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원정에서 아줌마들은 지상에서부터 등반을 시작, 히말라야 마나슬루의 5천400m 고지를 정복하게 된다.

평균 나이 40대 후반 줌마탐험대

4달간 지옥훈련 후 ‘자신감 충만’

10일부터 마나슬루 정복 나서

대원들이 오르게 될 5천400m 고지는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한국 최고봉인 백두산(해발 2천750m)의 두 배에 달하는 높이니 그 위용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여기에 안 겪어 본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다는 ‘고산병’은 물론 한여름의 무더위와 혹한의 추위 또한 이겨내야 한다.

10년 이상의 등산 경력을 가진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가진 대원들에게도 결코 녹록지 않은 도전이 될 것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광교산과 연인산, 북한산, 도봉산, 설악산 등에서 진행된 ‘지옥 훈련’을 훌륭히 소화해냈기 때문일까. 마지막 훈련을 위해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지리산 등반에 나선 줌마탐험대원들의 얼굴에서 별다른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새로운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기대’와 ‘설렘’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지리산에서 진행된 마지막 훈련에서 줌마탐험대원들은 대원사에서부터 등반을 시작, 천왕봉과 장터목, 세석, 벽소령에 이르는 2박 3일간의 지리산 종주 코스를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거뜬히 완주해냈다.

줌마탐험대원들과 함께 등반에 나섰던 ‘팔도강산 산악회’(도의원으로 구성된 산악회) 회원들의 상당수가 중도 포기를 선언하고, 취재를 위해 동행한 30대 초반의 남자 기자 두 명이 체력의 한계를 호소할 만큼 만만치 않은 코스였지만, 줌마 탐험대원들에게서 힘겨운 기색은 별로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힘든 산행이 주는 육체적 고통을 즐기는 듯한 모습에 의아한 생각마저 들게 하고 있었다.

“힘들죠? 그래도 힘든 걸 참고 이기며 꾸준하게 걷다 보면 결국 목표 지점에 도착하게 되고 그때야 비로소 등산이 주는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요. 그러니까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힘내요” 등반 도중, 온몸에서 전해져오는 ‘쑤심’과 짜증 나게 하는 ‘물집’에 괴로워하며 힘겨운 표정을 짓던 기자의 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김나현 (53·용인시)대원은 말했다.

“나도 따라가느라 힘들어 죽겠어요. 그래도 좀만 참으면 삼겹살에 소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같이 힘냅시다” 줌마탐험대의 분위기 메이커 강성숙(47·평택시)대원도 거들었다.

이들의 말처럼 결국 산장에 다다를 수 있었고, 시원한 계곡물에 세수를 하고 답답한 등산화를 벗어 던진 채 먹는 밥맛은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왜 많은 사람들이 힘들고 고된 줄 알면서도 산을 찾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탐험대장을 맡은 고인정 대원에서부터 임영복, 이병춘, 엄영옥, 장향란, 주형옥, 강문자, 김나현, 문미숙, 이미재, 이병설, 강성숙, 김미란, 안문숙, 임정희 대원에 이르기까지.

평균 나이 40대 후반에 달하는 대원들에게 있어 21일간의 히말라야 마나슬루 등반은 분명 힘겨운 도전이 될 것이다. 하지만 힘든 도전인 만큼 그것을 달성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은 더욱 클 것이다.

2박3일간의 마지막 훈련 일정을 마치고 지리산에서 내려와 막걸릿잔을 기울이며 환하게 웃음 짓는 대원들의 모습을 보며, ‘히말라야 마나슬루’ 등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무한 성취감’에 환하게 미소 지을 줌마 탐험대원들의 웃음기 가득한 얼굴 하나하나가 머릿속을 스치고 있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사진=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인터뷰] 박흥석 경기도등산연합회장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경기도 위상 드높이길”

박흥석 경기도등산연합회장은 “경기도 줌마탐험대가 경기도 여성 산악인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경기도의 진취적인 기상을 한껏 드높일 것으로 믿는다”라며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21일간의 히말라야 마나슬루에 도전장을 낸 줌마탐험대원들의 건투를 빈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흥석 경기도등산연합회장과의 일문일답.

-줌마탐험대의 의의는.

여성들로 구성된 한국 최초의 히말라야 탐험대인 ‘줌마탐험대’의 가치는 그동안 여성으로서 가정과 사회에 헌신하고 봉사해온 여성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경기도 여성산악인의 우수성과 경기도의 진취적인 기상을 세계에 알리는 데 있다. 또 등반 이후에는 네팔 현지 학교를 방문해 정성스레 준비한 옷가지와 생필품을 전달함으로써 민간 외교 사절단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마나슬루 5천400m 고지를 등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쉽지 않은 도전이 될 텐데.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인 만큼 체력 검정과 면접 등 엄격한 선발과정을 통해 대원들을 선발했다. 또 지리산과 설악산, 북한산, 광교산, 연인산 등에서 가정주부로서 감당키 어려운 지옥훈련을 실시했다. 평균 연령 40대 후반에 달하는 대원들이지만 우수한 체력에 지옥 훈련까지 소화한 만큼 충분히 잘해낼 수 있으리라고 본다.

-당부하고 싶은 말은.

가정주부로서 히말라야 원정에 도전장을 던진 줌마탐험대원들의 도전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또 줌마탐험대를 위해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 주신 경기도, 경기도의회, 경기도생활체육회 등 여러 관계자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

끝으로 1천200만 도민들에게도 불굴의 도전의지와 용기로 히말라야 원정에 도전하는 대원들에게 아낌없는 성원과 박수를 보내주시길 부탁 드린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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