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계곡 ‘몸살’
남한산성 맑은 시냇가마다 즐비한 평상 ‘자릿세’ 요구 피서객 분통…市는 ‘뒷짐’
사상 유례없는 가마솥 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 유명 계곡들이 불법 영업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일부 몰지각한 상인들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남한산성 계곡에 평상을 설치해 영업을 하고, 멀쩡한 농경지까지 주차장으로 만들어 주차비를 받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7일 오후 광주시 중부면 불당리 엄미리 계곡.
이곳은 민족의 혼과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쉬는 남한산성자락을 따라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수도권 주민들이 자주 찾는 쉼터로 유명하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휴가 절정을 맞은 이곳은 도로와 차량의 구분이 힘들 정도로 도로변에 차량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모두 불법 주ㆍ정차 차량들이지만, 한정된 인력으로는 몰려드는 행락객들의 차량을 단속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도로변 계곡 곳곳에는 일부 상점들이 손님을 끌기 위해 설치한 평상이 즐비했다. 하천은 엄연히 국가 하천으로 국유 재산에 속하나, 일부 상인들은 자신의 점유물인양 돈까지 받고 있었다. 퇴촌면 우산리, 관음리 계곡의 상황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곳 계곡위는 그늘을 만들기 위해 펼쳐 놓은 형형색색의 천막들이 시야를 어지럽히고 1급 청정수를 자랑하는 계곡은 무분별하게 투기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불법 취락시설과 피서객들의 취사행위 등으로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으로 이용되고 있는 팔당호가 오염될 위기에 처한 셈이지만, 시의 단속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피서객 이모씨(50·성남시 분당구)는 “깨끗한 계곡물과 경치가 좋다는 말에 가족과 함께 찾아왔는데 농지에다 주차장을 만들고 주차비를 받고, 좋은 자리는 식당들이 평상을 펴놓고 자릿세를 내라고 하니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 식당 업주는 “업소별로 5~10개의 평상을 계곡에 내놓고 영업하고 있다”며 “불법인 줄은 알지만 휴가철 대목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매년 영업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광주=한상훈기자 hs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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