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플란다스의 개’를 보며 미술적 감성을 키워온 어린 아이가 보릿대를 이용해 공예를 하는 맥간공예의 창시자가 됐다. 그는 보릿대에 이어 셀로판지로 레인보우 아트를 만들었다. 열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누구나 하찮게 여기는 담배 은박지, 금박지를 눈여겨봤던 그는 순금이 아닌 금박지로 황금빛을 내는 금박공예를 탄생시켰다. 3년간의 노력이 결실로 맺어진 순간이다.
맥간공예가 백송(白松) 이상수의 여덟 번째 개인전이자 첫 번째 금박공예전시인 ‘보리줄기 무지개 타고 금빛 되었네’展이 열린다. 오는 9월3~7일 수원가족여성회관 해피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이씨는 금박으로 만든 ‘쌍용도’, ‘추사한시’, ‘모란당초문 원탁’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맥간공예와 금박공예의 차이에 대해 작가는 “보릿대의 결을 이용해 만드는 맥간 공예와 달리 결이 없는 금박 공예는 많은 공이 들어간다”며 “적절한 두께가 있는 A4 크기의 금박시트지에 인위적으로 결을 내야 하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예리한 송곳을 이용해 A4 크기의 금박시트지에 일정한 간격, 일정한 힘으로 1천200개의 선을 그어 인위적으로 결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 금박지에 결이 만들어졌을 때 비로소 빛이 굴절·반사돼 광채가 나고 입체감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또 인위적으로 낸 결은 만지기만 해도 스크래치가 생기는 금박지의 결점을 보완해 줄 뿐만 아니라 작품을 완성한 뒤 칠을 했을 때 결 위로 칠이 스며들어 작품의 견고성을 배가시킨다.
이씨의 금박공예 첫 작품 ‘쌍용도(자강불식 후덕재물)’는 이같은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그는 1천300개에 달하는 금박조각으로 만들어진 ‘쌍용도’를 시작으로 금박공예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제자들에게도 전수 중이다.
이미 맥간과 레인보우 아트로 실용신안을 받은 그는 최근 ‘결을 갖는 박지를 이용하여 제조된 장식판’으로 금박공예 실용신안을 등록해 결을 이용한 금박공예 분야에서도 창시자가 됐다.
이씨는 “맥간공예의 장·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연장선으로 금박공예를 하게 됐다”며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이 단지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보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하면서 깊이 있게 감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 (031)239-3612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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