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앞두고 사과·배 등 과일 물량 확보·가격책정 놓고 ‘난관’ 태풍 오기 전 ‘가격표기’ 카탈로그 배포 업체들은 손해 불가피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여파로 과수 피해가 속출하면서 추석 선물세트를 준비 중인 경기지역 유통업계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마다 명절 인기품목인 사과와 배의 낙과 피해로 물량 확보와 가격 책정 등을 놓고 난관에 부딪힌 모습이다.
4일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협 수원 하나로클럽은 올 추석 선물세트 카탈로그에 과일세트에는 가격을 적어넣는 대신 ‘시세 적용’표기를 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 연이은 태풍으로 낙과 피해가 커 사과나 배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나로클럽 관계자는 “추석용 상품은 이달 중순에 입고될 예정인데 가격을 책정하기가 어려워 카탈로그에 ‘시세 적용’이라는 단어를 넣기로 했다”며 “얼마 전 낙과 팔아주기 행사도 했지만 알이 작아 선물용으로는 부적합해 공급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 백화점 수원점은 가격 인상조차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태풍이 오기 전 이미 추석 선물세트 카탈로그를 제작·배포했기 때문이다.
또 수원점은 농가와 계약재배 방식으로 과일을 매입하고 있는데 계약재배 농가들의 태풍 피해도 커 계획 물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담당자들이 전국을 돌며 물량 확보에 나섰다.
갤러리아 수원점 관계자는 “과일을 비롯한 전반적인 제수용품의 가격이 10~20%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소비자와 약속한 금액이기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카탈로그에 나와있는 가격대로 판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도 추석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를 실시해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상품을 출시시켰지만 과일 값이 급등해 손해가 불가피하다.
이에 홈플러스 북수원점은 과일 대신 한우나 굴비, 가공식품과 공산품 등 대체상품 판매를 강화할 방침이다.
홈플러스 북수원점 관계자는 “과일 물량이 지난해 추석 대비 60~70%밖에 안 되고 선도도 많이 떨어진다”며 “한우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가격이 내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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