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메트로] ‘일류교정’ 실천하는 수원구치소

사회안정 지키는 ‘교정공간’ 수용자에 희망을 ‘열린공간’

올 여름은 유난히도 더운 날씨에 폭염환자가 속출했다. 8월 7일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에 소재한 수원구치소를 찾아가던 날도 푹푹 찌는 무더운 날씨였다.

그래서인지 1천700여명의 범죄자가 수용돼 있는 수원구치소의 여름나기는 더욱 힘겨워 보였다. 8명이 함께 생활하는 15.41㎡의 구치소 각 거실마다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지만 오히려 뜨거운 바람이 나와 숨이 턱턱 막혔다. 그러나 그들 나름대로의 해법은 있는 법. 꽁꽁 언 생수병이 대안으로, 수용자마다 생수병을 이리저리 매만지며 천천히 마시고 있었다.

때 맞춰 수자원공사 성남권관리단에서 지원한 k-water 6천개와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에서 지원한 아리수 생수(500ml) 5천개를 구치소측에서 냉동시켜 공급해준 덕분이다. 수용자들은 반바지와 런닝만을 착용한 채 지급된 부채를 부치며 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물론 하루에 한차례 냉목욕도 할 수 있다. 런던올림픽도 수용자들이 여름을 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수원구치소는 법무부 교화방송을 통해 모든 방마다 설치된 LED TV를 통해 밤 11시 전에 열리는 중요 경기를 방영했다. 미처 보지 못한 경기는 직접 방까지 배달되는 신문을 통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수원구치소는 신체가 구속돼 자유를 제한받는 수용자들이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 인권보호 차원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었다.

특히 한자교육 실시, 사회봉사활동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함으로써 수용자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민원인 무료 법률상담 실시

대부분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사람들이 수용돼 있는 수원구치소는 수용자와 이 곳을 찾는 민원인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목받고 있다.

우선 각기 다양한 범죄행위로 구속된 수용자들은 검찰 조사와 재판을 준비하기 때문에, 이들이 정해진 형사절차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최대한 행정지원을 하고 있다.

수원구치소를 찾는 민원인은 하루 평균 600여명. 이들 대부분은 가족이나 친지가 처음으로 구속돼 심리적으로 곤란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점을 감안, 최대한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민원인이 수용자의 처우 및 구치소 생활에 대해 궁금한 내용이 있는 경우 간부직원이 직접 상담을 통해 이들의 막연한 두려움과 궁금증을 해소하고 있다.

특히 법률문제를 도와주기 위해 서울지방변호사회·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등과 협조해 한달에 한번씩 무료법률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19명이 혜택을 봤다.

지방의 먼거리에 있는 민원인은 수원구치소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인근에 있는 교도소와 수원구치소간에 설치된 전산망을 이용해 수감자와 ‘화상접견’을 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도심에 위치한 수원구치소는 주민친화적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야간과 공휴일에는 민원인 주차장을 무료로 제공하고, 어려운 이웃 15가정과 1곳의 사회복지시설에 매달 120여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또 수원구치소에서는 2004년부터 수용자들이 다니는 통행로에 ‘소원갤러리’를, 민원인 대기실에 ‘소망갤러리’를 마련하고 총 36차례에 걸쳐 유명작가의 작품 1천200여점을 상시 전시함으로써 수용자의 심성순화로 안정적 수용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유병철 수원구치소장은 “수사 및 재판의 원활한 진행을 최대한 지원하고, 수용자 사회복귀와 민원서비스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_ 이명관 기자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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