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업체, 판로 막힐까 ‘초긴장’

서울시, 막걸리·라면 등 ‘대형마트’ 판매제한 품목 검토

서울시가 막걸리 등 일부 품목에 대해 대형마트 판매제한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경기지역 막걸리 제조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6일 서울시와 도내 막걸리업체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중소상공인 보호 취지에서 골목상권에서 많이 팔리는 막걸리, 소주, 라면, 담배 등 50개 품목을 대형마트와 SSM 판매제한 품목으로 정하고 이를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형마트에 막걸리를 납품하고 있는 경기지역 중소 막걸리 제조업체들은 부당한 정책이라고 반발하면서 실질적인 판매금지로 이어질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창 막걸리 붐이 일었다 판매가 주춤하는 상황에서 이번 서울시의 조치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부터 두 종류의 막걸리를 이마트, 홈플러스, GS마트 등 서울 45곳에서 판매하고 있는 광주 참살이막걸리 관계자는 “판매망을 넓혀간지 고작 2~3년밖에 안 됐다. 정부에서도 막걸리를 전략수출품목으로 지정했는데 서울시가 오히려 판로를 축소시키고 있다”며 “갓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를 주저앉히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들 업체들은 맥주나 와인 등 수입주류는 빠지고 소주와 막걸리만 검토대상이 된 데 대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화성에 본점을 두고 있는 배혜정도가 관계자는 “차라리 모든 술 판매를 금지하면 모를까 앞뒤가 안 맞는 정책”이라며 “생산량의 50% 이상이 대형마트에 공급되는 상황에서 판매가 제한된다면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중소상공인을 보호한다면서 또 다른 중소업체를 위기로 몰아넣는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등에 입점을 확대한 김포금쌀탁주 관계자는 “막걸리를 소주와 동일하게 보면 안 된다. 대형마트에서 막걸리를 팔지 않는다면 우리 같은 중소 양조장은 제품을 홍보할 곳이 없어진다”며 “문을 닫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고 한숨쉬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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