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기름값… 속타는 운전자 “못찾겠다 알뜰주유소”
지자체 대부분 1~2곳 불과 그나마 시외곽에 위치 불편
정유사 불공정 계약에 발목 알뜰주유소로 전환 어려워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지원하는 ‘알뜰주유소’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지만 접근이 쉽지 않아 운전자들이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일반 주유소가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려 해도 기존 정유사와의 계약 에 발목 잡혀 알뜰주유소가 늘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0일 한국석유공사와 한국주유소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경기지역 주유소 등록업체 2천600여곳 중 알뜰주유소는 전체의 4% 미만인 96곳으로 이 가운데 17곳이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35곳이 주로 시외에 자리한 농협주유소인 탓에 실제 도심에서 이용 가능한 주유소는 44곳에 불과하다.
실제로 수원은 122개 주유소 중 알뜰주유소가 단 1곳뿐이었으며 화성은 223곳 중 2곳, 성남은 60곳 중 1곳, 안양은 51곳 중 2곳 등 지자체마다 알뜰주유소가 1~2곳에 그쳤다.
일반 주유소와 알뜰주유소의 휘발유 값이 ℓ당 많게는 200원 이상 차이 나면서 알뜰주유소를 찾는 운전자가 늘고 있지만 수가 부족해 먼 길을 찾아야 하는 형편이다.
자영업자 K씨(52)는 “가게에서 이곳까지 오면서 지나치는 주유소가 다섯 곳도 넘지만 알뜰주유소를 이용하면 세차 값은 버는 셈이어서 일부러 찾아온다”며 “급한 볼일이 있거나 바쁘면 올 수도 없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영주유소 측은 정유사와의 계약 등으로 인해 알뜰주유소로 전환하기 어려운데다 전환해도 별다른 지원이 없어 바꾸길 꺼린다는 입장이다.
수원의 A 알뜰주유소 본부장 L씨(56)는 “정유사와 계약 시 간판 등 100만원 안팎의 저렴한 자재를 지원받고 보통 5~6년씩 계약을 하지만 중도 파기 시 연매출의 30%를 물라는 등의 불공정 계약이 파다하다”며 “계약 파기도 일정 기간 내 문서로 통보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 굳이 알뜰주유소를 차리려 들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정유사와의 계약이 지나치게 장기간으로 이뤄지는 등 불공정한 부분이 있지만 위법이 아니어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주유소 시설개선 자금 지원 등 알뜰주유소 확대에 필요한 혜택을 강화해 전환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뜰주유소는 공동구매를 통해 낮은 가격으로 석유제품을 판매하는 주유소로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공급, 지난해 11월 도입된 이래 전국에 719개소가 운영 중이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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