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스케치여행] 소수서원

입구부터 산기슭으로 이어진 거대한 송림이 서원을 향해 제례하듯 허리를 굽히고 있다. 모퉁이의 당간지주가 의아하지만 알고 보면 사라진 고찰 숙수사가 있던 곳이다. 여말의 유학자이자 최초의 성리학자 안향 선생은 절터에 서원을 세웠다. 이후 주세붕은 안향을 기리기 위해 백운동서원을 건립하였고 퇴계에 의해 최초의 사액서원 소수서원이 탄생한 것이다. 이 지방은 순흥도호부가 있던 유서 깊은 곳으로 예를 숭상했던 선비의 고장이다. 금성대군이 이곳에서 단종의 복위를 도모하다가 발각되어 많은 이들과 함께 희생되었고 이후 부가 폐지되며 쇠퇴하였다. 영전각에 있는 국보 111호 안향의 초상은 지적인 학자의 풍모를 은연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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