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은행 주택담보 대출 집중…금융소비자 불만

외국계 은행이 주택담보 대출에 집중하고 신용대출을 줄이는 한편 은행서비스는 축소하고 배당률을 높이면서 국내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9일 금융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국민·우리·신한·하나·SC제일·한국씨티·외환은행 등 7개 시중은행의 대출 실태를 분석한 결과, 외국계 은행은 담보대출 비중이 급속히 증가했다.

SC은행은 2006년 총 대출에서 부동산 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4.3%였지만 2010년에는 70.8%로 6.5% 늘였고 한국씨티은행도 2006년 48.2%에서 2010년 55.1%로 부동산담보 대출 비중이 높아졌다.

반면 국내은행의 경우 담보대출 비율이 축소되는 추세로 신한은행은 2006년 56.9%에서 2010년에는 52%로 담보대출 비중이 작아졌다.

2010년 말 기준 시중은행 중 담보대출 비중이 가장 낮은 은행은 우리은행으로 총 대출 중 42.3%가 담보대출이지만 외국계 은행인 SC은행은 70.8%이었고 국내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이 60.5%로 담보대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담보대출이 높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신용대출 비중이 작다는 의미로 SC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21.3%, 36.8%로 외국계 은행과 국내은행 중에서 신용대출을 가장 인색하게 취급, 담보 위주의 대출 관행을 유지하고 있었다.

더욱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금융지주 소속의 4개 은행의 시중은행 대출 점유율이 2010년 기준으로 83%에 달하는데다 하나은행에 인수된 외환은행을 포함하면 91%의 시장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어 사실상 국내은행은 4개 은행의 사업영역으로 변함에 따라 은행의 독과점구조에 대한 우려도 일고 있다.

이러한 시장구조가 최근 은행들의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행태의 한 원인으로 꼽히면서 국내 금융산업이 4개 은행의 사업으로 변질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의 은행불신 현상은 기존 은행들이 거대한 은행권이라는 힘으로 금융소비자에 대응해 온 결과”라며 “은행들은 금융소비자를 위한 개선과 경쟁이 필요하며 금융당국도 은행산업의 독과점화를 방지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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