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앞서는 주먹에 가정이 무너진다

잔소리한다 구타… 말다툼하다 살해…도내 가정폭력 위험수위 넘었다

올 8월까지 1천575건… 지난해比 28% 늘어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맞물려 경기지역 가정폭력 사건 발생이 해마다 크게 늘어나는 등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경기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도내 가정폭력 신고접수 현황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8개월 동안 총 1천57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229건)보다 346건, 28.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19일 수원에서는 직장을 퇴직하고 대리운전으로 생활비를 벌어오던 50대 남성이 퇴근 후 생활비 문제 등으로 부인과 말다툼을 벌이다 폭력을 행사, 부인이 혼수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남편은 새벽까지 힘들게 대리운전을 하고 집에 돌아온 상황에서 평소 자신을 무시하던 부인이 잔소리하자, 홧김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달 23일에도 전직 유명 프로게이머 P씨(24)가 자신의 부인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염산을 뿌릴 듯 위협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지난 2008년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인기와 명성이 높았던 P씨는 2010년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되며 한국e스포츠협회로부터 영구 제명당한 뒤 변변한 일자리 없이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원 자택에서 부인과 함께 생활하며 잦은 다툼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27일에는 성남에서 부인과 50년 넘도록 결혼생활을 하던 70대 노인이 부인과 말다툼을 벌이다 주먹 등으로 급소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토막 내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가정폭력 등을 상담하는 전국 244개 사업소에서 매년 30만건 가량의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가정폭력은 특성상 공권력 개입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려운 만큼, 예방책과 가해자 교육은 물론이고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가정폭력을 휘두르다 검거된 7천272명 가운데 32.9%인 2천392명은 가정폭력 등을 포함한 재범 이상의 전과자였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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