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종합터미널 부지… 롯데쇼핑에 ‘수상한 매각’

8천억대 수의계약… 입찰 등 공개절차 없어

구월 농산물시장 연계도 특혜 논란 부채질

인천시가 특혜논란이 일고 있는데도 인천종합터미널 부지를 롯데쇼핑에 수의매각으로 넘기기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인천시는 27일 시장 접견실에서 롯데쇼핑과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개발을 위한 투자 협약식’을 가졌다.

롯데쇼핑은 내년 1월31일 정식 토지 매매계약을 맺고 인천종합터미널 부지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등 7만7천815㎡(연면적 16만1천750㎡)를 8천751억원에 매입할 예정이다.

계약금으로 매매대금의 10%인 875억원 상당은 열흘 이내로 시에 납부하기로 했다.

시는 재정난을 타개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고 인천지역 중심상권인 남구 관교동, 남동구 구월동 일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매각이 결정되기까지 과정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시는 지난달 16일 국내 증권사, 신탁사, 자산운영사, 유통사 159개 업체에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및 건물 매수 의견을 조회해 6개 업체로부터 긍정적인 답을 얻었다.

시는 이 가운데 협상 테이블에 앉은 4개 업체와 매수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롯데쇼핑을 제외한 3개 업체는 개발 계획이 시와 맞지 않거나 자금 사정 등을 이유로 포기 의사를 밝혀 부득이하게 롯데쇼핑에 수의매각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송도 6·8공구 매각과 같이 제안공모나 입찰 등 공개적인 절차도 밟지 않고 단지 협상과정에서 롯데쇼핑만 매각 의사를 밝혔다는 것으로는 특혜나 밀실 행정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시 안팎에서도 시가 재원마련을 위해 공공성과 행정 투명성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지난 1997년부터 인천터미널 부지 일부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 측은 공황상태나 다름없다.

신세계백화점 측 관계자는 “당연히 협상하는 과정 중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롯데쇼핑에 수의매각한다는 소식을 듣게 돼 매우 당황했다”며 “관교동, 구월동 일대가 인천의 명동처럼 상권이 발달하기까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는데 상도의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전했다.

전국 신세계백화점 10개 점포 가운데 매출 3~4위인 인천점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시는 인천터미널 인근 구월 농산물시장 부지도 롯데쇼핑이 매입해 개발했으면 한다는 의사를 밝혀 특혜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롯데쇼핑은 인천터미널 부지 개발계획 조감도를 만들면서 구월 농산물시장 부지까지 포함해 밑그림을 그렸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공개경쟁 입찰을 하게 되면 오히려 유찰되고 토지 매매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159개 업체에 공정하게 기회를 제공했고, 최종까지 적극적으로 매수의사를 표명한 롯데쇼핑이 결정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김미경기자 km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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