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휴면보험금 ‘쉬쉬’ 고객이 알아서 찾아가라?

지난해 미환급금 2천462억원 이용자 조회만 의존 ‘소극적’

용인시에 거주하는 주부 L씨(34)는 최근 육아 인터넷 카페에서 휴면보험금 조회로 수십만원을 찾았다는 글을 본 뒤 자신의 휴면보험 계좌를 조회해 봤다 깜짝 놀랐다.

납입을 중지한 뒤 잊고 있었던 보험으로 무려 100만원에 달하는 환급금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L씨는 “3년 전 아이를 낳고 교육보험을 들어 한달에 15만원씩 넣고 있었는데 연체가 되자 해지됐던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긴 하지만 보험사에서 진작 알려줬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생명보험사들이 만기됐거나 해지일로부터 2년이 지나 법적으로 청구권이 없어진 휴면보험금 공지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들이 휴면으로 처리한 보험금은 지난 2008년 266억원에서 매년 급증해 2009년 318억원, 2010년 1천244억원, 지난해에는 2천462억원에 달한다.

NH농협생명이 다음달 30일까지 ‘휴면보험금 찾아주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교보생명도 ‘평생든든 프로젝트’ 등을 통해 기존 고객 방문 등으로 휴면보험금을 환급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환급이 고객의 인터넷 조회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2008년 이후에는 휴면보험금을 미소금융재단에 출연해 서민금융 사업에 사용하기로 했으나 출연 비율이 46%에 불과해 휴면보험금이 고스란히 보험사들의 수입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 휴면계좌통합조회시스템이 구축된 이후 보험사들이 상대적으로 휴면보험금 찾아주기에 소홀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고객자산 보호와 신뢰 제고를 위해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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