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홈플러스, 기부는 ‘네가’ 생색은 ‘내가’

홈플러스, 고객 포인트로 기부 생색?

동의절차 없이 기부 추진… 고객들 ‘포인트 삭감위한 꼼수 아니냐’ 비난

업체 “고지하면 문제 없어”

홈플러스가 고객 동의 없이 고객 포인트를 사회공헌활동에 쓰겠다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일부 고객들은 홈플러스가 사실상 포인트를 삭감하기 위해 ‘꼼수’를 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11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다음달 1일부터 포인트 적립카드인 ‘홈플러스 훼밀리카드’ 적립금 중 0.05%를 ‘생명의 포인트’로 전환해 사회기부활동에 사용키로 했다.

종전까지 홈플러스는 훼밀리카드 발급 고객에게 결제수단 관계없이 구매금액의 0.5%의 포인트를 지급, 누적포인트가 2천 포인트를 넘어서면 현금쿠폰으로 전환해 발급해 왔다.

또 지난 3월부터 OK캐쉬백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구매금액의 0.1% 포인트를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포인트 규정을 적용하면 훼밀리카드 적립률이 기존의 0.5%에서 0.45%로 낮아짐에도 고객의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세한 안내조차 하지 않았다.

실제 이날 홈플러스 북수원점에는 포인트 적립률에 대한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총 적립률만 강조할 뿐 포인트 차감에 대한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고 훼밀리카드 가입 신청서에는 적립률이 0.5%로 잘못 기재돼 있었다.

홈플러스 병점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포인트 차감에 대한 안내문은 없었으며, 구매금액의 0.05%를 생명의 포인트로 기부한다는 홍보문만 붙어 있었다.

아울러 홈플러스 동수원점은 ‘11월1일부터 훼밀리카드 포인트 적립률이 변경된다’고 알리고 있었지만, 차감내용보다는 OK캐쉬백 포인트와 합해 0.55%임을 강조했다.

훼밀리카드 가입고객 K씨(36)는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고 해도 고객에게 제대로 알려주는 게 먼저인데 전혀 몰랐다”며 “고객 포인트 빼내 기부하는 거면서 사회공헌활동에 앞장서는 것처럼 홍보하는 처사가 괘씸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관계자는 “포인트는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중요한 수단인 만큼 포인트제 변경 시 자세히 안내하고 삭감한다면 이유를 알려주고 양해를 구하는 게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측은 이용약관상 포인트 적립률 변경 시 변경적용 예정일 30일 이전까지 고지만 하면 되므로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포인트 적립률 변경에 대해 문자, 메일, 신문광고로 7월 말부터 꾸준히 알려 왔다”며 “고객이 1천700만명이나 되다보니 일부 고객들은 잘 모르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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