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경기도 일하기 좋은 기업’ 인증제도 명품화

많은 청년들이 취업난으로 울상이다. 중소기업은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근본적인 이유이긴 하지만 대기업만을 일방적으로 선호하고 중소기업은 기피하는 우리 사회의 왜곡된 현상 때문이다. 대기업 취업은 실패하고,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는데도 중소기업은 취업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은 게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대기업에 비해 보상, 즉 보수와 복지후생의 수준이 크게 뒤떨어진 게 사실이다. 그럴 뿐만 아니라 근무환경도 열악하고 자기개발과 자아실현의 기회도 부족하다. 하지만 개별기업으로 보면 보수의 수준, 근무환경, 복리후생 등에 있어 대기업 못지않은 중소기업들이 많이 있다. 중소기업 경우 폭넓은 기업경영 실무를 통해 다양한 능력을 갖출 수 있고 회사 발전과 함께 대기업에선 기대할 수 없는 자신만의 꿈도 키워갈 수 있다.

대기업 선호 왜곡된 취업시장

문제는 중소기업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과 정확한 정보의 부족이다. 한 취업 전문기관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취업만을 고집해온 실업상태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취업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기업정보가 부족해 괜찮은 기업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답한 비율이 38.1%에 달했다. 좋은 일자리가 있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과 기업의 환경, 여건을 잘 몰라 취업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는 것이다. 혹 자타가 인정하는 일 하기 좋은 중소기업이 있다면 이들 기업마저도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꺼릴까?

경기도에는 제조업을 기준으로 전국의 28%에 달하는 무려 9만여개의 중소기업이 소재하고 있다. 이중 대기업에 못지않은 직업 안정성, 보수와 복지 수준, 근무환경을 갖추고 있고, 미래도 밝은 소위 ‘혁신형 중소기업’들이 많이 있다. 특히 혁신형 중소기업의 경우 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기업에 비해 일자리 창출이 2.6배, 매출액 3.2배, R&D 투자 3.4배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마저도 단지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 소재 중소기업으로 일하기 좋고 미래도 밝은 혁신형 중소기업들을 제대로 지원 육성할 방안은 없을까? 그 방안 중 하나가 바로 ‘경기도 일하기 좋은 기업’에 대한 인증제도라고 생각한다. 경기도는 2010년부터 ‘경기도 일하기 좋은 기업’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애초 여성가족부 시책에 따라 가족친화경영에 주안점을 두고 출발하다 보니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 유사한 이름을 가진 ‘경기도 일자리 우수기업’, ‘경기도 유망 중소기업’ 등의 인증제도도 시행되고 있다. 취지와 목적은 다르다지만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먼 장래로 보면 이들 인증제도를 발전시키는데도 장애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인증제로 좋은 일자리 알리자

청년들의 구직난, 중소기업의 구인난. 대안은 결국 좋은 일자리이고 그 중심엔 혁신형 중소기업이 있다. 청년들에겐 좋은 일자리를 알선해 주고 혁신형 중소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게 바로 ‘경기도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인증제도이다. ‘경기도 일하기 좋은 기업’ 인증제도를 새롭게 설계하여 경기도 명품사업으로 발전시키자. 경기도의 명예를 걸고 합리적 선정기준에 따라 엄격히 평가·발표하자. 인증 자체만으로도 기업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인증기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성과보수를 제공하자. 당장은 어렵겠지만 해를 거듭해 가면 대기업만을 선호하는 사회의 잘못된 인식도 달라지리라. 청년들에겐 일하기 좋은 기업 취업의 길라잡이로, 중소기업에겐 인력난 문제를 해소해 주고 중견, 대기업으로 계속 발전하게 하는 견고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문유현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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