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우리는 음성인식이란 용어가 이제는 낯설지 않은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공상과학 영화의 주인공이나 누릴 법했던 것들을 이미 우리는 즐기고 있는 것이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며 집을 향해 거실의 불을 켜라고 말한다.
TV의 원하는 채널 이름을 말해 채널을 바꾸고, 한가로운 주말 거실에 앉아 로봇청소기에 안방을 꼼꼼하게 청소하라고 명령한다. 운전 중 약속장소가 변경되어도 화내며 갓길에 차를 세우거나 운전 중 위험천만하게 내비게이션 화면을 누르며 조작할 필요가 없는 그런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컴퓨팅 단말기와 클라우드 인프라가 맞물려 급격한 발전과 확산을 거듭 진행 중인 음성인식 솔루션분야 시장은, 2013년까지 세계시장 규모 54억 달러 규모로 성장 전망하고 있으며, 국내시장도 매년 47%씩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애플을 비롯한 대다수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OS에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하는 것을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하나의 기술적 혁신의 척도로서 삼고 있는 듯하다.
최근 출시된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의, 아마존 킨들, MS의 ‘서피스’의 발표까지 태블릿 PC시장의 경쟁이 다시 치열해짐에 따라 콘텐츠 산업의 생산자들도 사활을 걸고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웹(Web) 시대 각종 콘텐츠에 대하여 제값을 받지 못하던 신문, 방송 등의 콘텐츠 업계들이 콘텐츠를 사고파는 유료화 시장의 부활을 반기는 것이다. 영화, TV 등 동영상 시대가 열리면서 이에 대한 가장 적절한 소비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태블릿이 가장 잘 수행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텍스트 형태에서 미디어 형태로, 단일에서 음성, 영상이 혼합된 멀티미디어 소비로 확장되어 가고 있는 콘텐츠 소비자들의 수요에 태블릿 PC는 매력적인 소비의 플랫폼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솔루션들도 소비자들이 더욱 쉽고 간편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음성은 인간이 가진 가장 원초적이며 직관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대표 인터페이스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음성인식의 직관성이 스마트 모바일 시대에 가장 부합한 도구이며, 이를 통한 서비스의 활용성이 극대화될 수 있는 매력적인 분야로서 재조명 받고 있다. 범람하는 정보화 속에서 기기조작에 소외되는 계층을 끌어안아 소비자로 만들어줄 수 있는 시장 확장의 매개체로서도 그 매력이 충분하다.
매력적인 수단으로서 다시 조명 받는 음성인식 솔루션 분야는 그러나 세계적인 음성인식 시장에 대한 움직임에 비해 국내 업계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국산 고유의 솔루션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으며, 이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고 국가차원에서 그 비전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가 수반될 수밖에 없는 콘텐츠와 솔루션 산업의 특성을 더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끌어안아, 함께 뛰어오를 수 있는 시장의 눈과 귀가 필요하며, 이를 뒷받침 해 더 높이 뛸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제도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은 경기콘텐츠기업협의회 내에 솔루션 분야를 독자적인 분과로서 분류하는 등, 콘텐츠-솔루션 산업의 중요성을 알고 기업과 소통과 협업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 행보 속에서 국산 음성인식 솔루션과 같은 제품들도 세계 시장 속에서 주목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닦여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해를 넘어 관심과 지원이 지속되길 기대해 본다.
정의석 경기콘텐츠기업협의회 솔루션 분과장·파워보이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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