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

양질의 노동력은 취업 의사 및 능력이 있는 전문대 졸업 이상 학력소지자로 정의된다. 한편, 양질의 일자리는 평균임금을 웃도는 상용직 근로자와 주당 36시간 근무하는 관리직 및 전문직 종사자들을 일컫는다. 대학진학률이 증가하면서 양질의 노동력은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양질의 일자리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증가 속도가 더디다. 2010년을 기준으로 지난 7년 동안 양질의 노동력은 무려 300만 명이나 증가했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100만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누적된 숫자까지 합하면, 2010년만 해도 384만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이다. 바꿔 말하면, 384만 명의 양질의 노동력이 양질의 일자리가 아닌 곳에서 직장에 만족하지 못한 체 일을 하거나, 양질의 일자리를 기다리며 실업 상태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인력 공급이 수요를 초과했음에도 왜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호소하는 것일까? 양질의 노동력인 대졸자의 눈높이에서 보면, 중소기업이 성에 차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고졸자를 선호한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대졸자에 비해 고졸자를 20% 가량 더 채용하고 싶어 한다.

한국 사회와 문화 익힌 근로자들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러한 ‘미스매치’를 메우고 있다. 올해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는 재입국자를 포함해 4만9천명이다.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나 청년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마냥 외국인 근로자 쿼터를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2016년을 정점으로 인구고령화 탓에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현실화되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85%가 더 많은 외국인 근로자를 배정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물, 금형 등 3D 업종일수록 더욱 그러했다. 이들 업종은 외국인 근로자가 없다면, 공장 가동이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는 여기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기간은 입국 후 최대 3년이다. 재고용이 되면 입국일로부터 최대 4년10개월까지 체류가 허용된다. 이후 외국인 근로자는 불법체류를 하거나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귀국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가장 큰 장점은 5년여 동안 한국 사회와 문화를 익혔고, 경우에 따라 매우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할 줄도 안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일하면서 적어도 자기가 만든 제품에 대해서 많이 아는 것도 장점이다.

이들을 한국 중소기업의 무역인력으로 활용하는 것을 제안해 본다. 매년 몇만 명씩 그저 한국에 대한 경험을 갖고 귀국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중소기업의 제품을 그 나라에 가서 팔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에 맞는 외국인 근로자를 선발하고, 무역실무, 마케팅 교육 등이 필수적으로 따라야 할 것이다. 매년 1백 명씩만 선발한다 해도, 10년이면 대규모의 무역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동남아 상권을 장악한 화교들과 버금가는 조직이 될 것이다. 또한, 동남아에서 생산활동을 하는 한국 중소기업에 귀국하는 근로자들의 취업을 알선한다면, 우리 중소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역 1조 달러 달성이 엊그제 같은데 올해 들어 월간 수출이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성장 둔화, 미국의 더딘 회복, 유럽의 장기 침체로 주요 수출대상국의 상황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中企의 무역인력으로 활용하자

많은 중소기업들은 수출하고 싶어도 전문 인력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시장에서 마케팅을 한다는 것은 엄두가 안 나는 것이 현실이다. 외국인 근로자의 스마트한 활용법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렇게 되면, 중소기업의 수출증가는 물론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상당히 해소될 것이다.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