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가을철 ‘쓰레기 몸살’ 시화호는 지금… 시화호 다시 죽이는 불청객 낚시꾼 ‘북적’
주말이면 수백명씩 찾아 불법어망·쓰레기로 수북 “단속근거없다” 당국 손놔
지난해 물고기 집단 폐사 등으로 논란이 됐던 시화호가 낚시꾼들의 무질서한 행위로 또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등으로 시화호 일대에 환경이 망가지고 있음에도, 관할 당국에서는 이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4일 오전 11시께 안산시 단원구 시화호 조력발전소 인근 방조제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제철을 맞은 노래미와 우럭 등을 잡기 위해 몰려온 낚시꾼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그러나 방조제 인근 갯바위에는 낚시꾼들이 버린 휴지와 오물 등 쓰레기와 낚시를 하다 버린 미끼와 낚시바늘, 줄 등이 그대로 버려져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일대에서 경비업무를 맡고 있는 L씨(65)는 “요즘 주말이면 300여명의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는데,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려 바다에서 수거하는 쓰레기만 한 달에 몇 t에 이를 지경”이라며 “낚시꾼들이 사용하는 봉돌도 끊어진 채 바다속에 그대로 방치돼 중금속 오염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제송단지 저류지 1.5㎞일대는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뿐만 아니라 생활쓰레기와 폐기물도 방치돼 있어 심각성을 더했다.
이 일대는 낚시 또는 어망·유해물질 등으로 물고기를 잡는 행위와 쓰레기 버리기, 수질오염 행위 등을 금지한 안내문이 있음에도 불구, 약 100여명의 낚시꾼들이 모여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 중 한 낚시꾼은 어망으로 채취한 민물새우를 상업적으로 팔려는 듯, 민물새우를 대거 쓸어 올린 뒤 트럭에 실어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도 보였다.
호수 근처 갯바위에는 이같이 무단으로 어망 등을 이용해 불법어로행위를 한 흔적인 듯, 그물 십수개가 서로 뒤엉켜 있었다.
그 주위로 소주병과 막걸리병, 라면 봉지 등 낚시꾼들이 먹다 버린 쓰레기는 약 5m간격으로 산더미처럼 무더기로 쌓여있었고, 심지어 신발과 의류 등 생활 쓰레기도 함께 널브러져 있었다.
이와 함께 텐트를 친 채 취사행위를 하며 인근에 라면 국물 등을 호수로 버려 그대로 흘러보내는 얌체 취사객들도 버젓이 보였다.
시화호지킴이 관계자는 “안산시와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관리에 손을 놓고 있어 쓰레기 등의 무단투기로 환경이 망가지고 있다”며 “생태보호 차원에서 단속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산시청과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불법 어망 등을 수거하고 있지만 낚시 등은 제재할 법적 수단이 없다”며 “쓰레기 등도 수거하고 있지만 워낙 낚시꾼들이 많이 몰리는 탓에 매일매일 쓰레기 등을 수거하기는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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