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든 소박하든 눈 앞에 절경이 펼쳐지면 지식인이든 무지렁이든 감탄사 외마디를 내뱉기 마련이다. 헌데 그 경치를 스케치하는 화가라면 어떠하겠는가.
“시를 많이 읽지만, 깊이 안다고는 할 수 없죠. 하지만 미술과 문학이 어찌 따로이겠습니까. 자연을 그리며 절로 스며든 감동이 짧은 시처럼 터져나오죠. 제 그림과 글에 공감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최근 책 ‘詩가 있는 풍경(구름서재 刊)’을 펴낸 시 쓰는 화가 이해균의 출간 소감이다.
이해균 작가는 1979년 수원에 정착해 경기미술대전 초대작가와 한국미협,경기구상작가회 회원으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가 그림만큼 몰두하는 것이 있다. ‘여행’이다.
자연의 색을 찾기 위해 일년에 한두달씩 세계 오지를 찾았고, 최근 3년여간은 경기일보에 풍경과 단상을 담은 컬럼 ‘이해균의 스케치여행’을 연재하면서 전국 곳곳을 누볐다.
현장에서 마주한 자연 그대로를 스케치하고 그 풍경이 선사하는 감동을 솔직담백한 언어로 풀었다.
이와 관련 김종길 미술평론가는 “손바닥 지면에 시 그림 버무린 꼴이 문사(文史)요, 그 글역사로 현실의 후경(後景)을 내리치니 철학이 따로 없다”고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책은 매주 1회씩 연재한 컬럼을 기본으로 각 여행지의 명소나 유명 음식점, 관련 사진 등 각종 정보를 함께 수록했다. 감성이 뚝뚝 떨어지는 색다른 여행안내서인셈이다.
이 작가는 기억에 남는 여행지로 근대문화유산을 간직한 군산과 그곳에서 2시간 가량 기다린 끝에 맛볼 수 있었던 중화요리집과 제과점을 꼽았다.
그 뿐이랴. 연신 책을 넘기며 버스 막차를 놓쳐 야간 기차에 몸을 실었던 이야기부터 인상적인 여행지와 고생담을 쏟아낸다.
“힘들어도 신문 컬럼을 보고 문자나 메일로 응원해주는 팬들 덕에 행복했죠.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작품활동하면서 색다른 콘셉트의 제 2권을 내겠습니다.”
그의 발품에서 비롯된 그림과 글이 같은 풍경을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창이 되길 기대해본다.
한편, 이 작가는 15~22일 크로키(수원시 팔달구 남창동)에서 미술과 문학의 만남을 주제로 한 출판기념회 및 스케치 전시회를 연다. 이 전시에는 이 작가의 것만 아니라 동료 화가와 시인들의 작품을 함께 내걸고 시낭송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문의(031)248-3033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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