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ㆍ쓸개도 다 썰어줄테니 제발 고기좀 사줘”

매출 급감 ‘골목 정육점’ ‘궁여지책’도 소용없더라…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 옆에 위치한 K정육점은 올여름부터 ‘서비스’를 대폭 늘렸다.

우선 아파트 단지 및 인근 주택가에 한해 구매가에 상관없이 고기를 배달하기 시작했고 삼겹살 구매 시 얇게 썬 파를, 소고기 구매 때 깐 마늘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직접 양념한 불고기를 판매하고 오후 7시부터 밤 9시까지 일부 품목 할인행사도 진행한다.

K정육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지난해보다 5% p 정도 떨어졌다.

업주 M씨(48)는 “각종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일은 두 배 이상 늘었지만 매출은 다소 떨어진 상황으로 서비스 비용을 고려하면 타격이 크다”며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든 탓에 궁여지책을 내놓은 것으로 목표는 매출 신장이 아니라 유지”라고 말했다.

서비스 늘리고 인건비 줄이고 할인뗸무료제공뗸배달도 ‘불사’

육류소비 하락에 치이고… 대형마트뗸SSM에 또 치여…

주택가에 위치한 L축산물도소매센터는 매출부진으로 셋이었던 종업원을 최근 두 명으로 줄였다. 올 들어 지난해 대비 매출이 20% 이상 급감한 탓에 급여 지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종업원 한 명을 그나마 사정이 나은 지인의 정육식당으로 보냈지만 여전히 경영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가정에서 육류소비가 크게 줄면서 소매 정육점의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 등에 따르면 음식점을 제외한 일반 가정의 신선육 구매량은 3년 새 10.3% 줄었다.

일반 가정에서 구매한 신선육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47만6천t으로 전년도 대비 3만5천t 이상 감소, 2009년 4분기부터 2010년 3분까지 53만700t, 2010년 4분기부터 2011년 3분기까지 51만3천t 등 해마다 줄고 있다.

고기 종류별로는 돼지고기가 최근 3년 새 27만1천t에서 23만8천t으로 12.3%, 소고기는 12만4천t에서 12만3천t으로 1.1%, 닭고기는 13만4천t에서 11만5천t으로 14.4% 씩 떨어졌다.

특히 소매 정육점과 재래시장의 부진이 두드러지는 추세로 오프라인 시장에서 정육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30.8%로 3년 새 1.7%p 감소했고 재래시장 구매비중도 5.3%로 1%p 줄었다.

반면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슈퍼마켓 점유율은 31.6%로 2.9%p 늘었고 대형마트 구매비중도 26.5%로 0.5%p 증가했다.

성보경기자 boc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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