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돋보기]애니메이션 신화창조가 시작된다

최근 드라마에 이은 K-POP의 열기로 온 세계가 뜨겁다. K-POP으로 유명한 기획사의 대표에게 드라마, K-POP 그다음의 한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혹자가 물었다고 한다.

그 대표는,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 열심히 창작을 하는 프로듀서들이 있고 그들이 만든 그 무엇이 새로운 한류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답은 모호하지만, 문화산업의 특성을 가장 잘 설명한 것으로 생각한다.

문화산업 가운데, 애니메이션 산업은 전 세계 170억 달러의 거대한 규모를 가진 산업이며, 어린이들의 정신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산업이다.

영상뿐만 아니라, 상품화를 결합하여 미국과 일본은 애니메이션 산업을 타 산업과 결합, 선순환 시키고 있고 이 때문에 영국, 프랑스, 캐나다와 같은 선진국도 제작비의 50% 이상을 국가가 보조하여 산업을 육성시키고 있기도 하다.

비용을 들여 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애니메이션이 어린이들과도 밀접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자국 어린이들의 정서를 보호하기 위해서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외국산 애니메이션 방송이 금지되고 있다.

콘텐츠산업이 국가의 신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지금, 애니메이션도 미래 먹을거리 산업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거대 시장 중국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중국은 폐쇄적인 콘텐츠 보호주의 정책을 쓰고 있다. 하지만, 엄청난 물량 공세를 통해 제작 노하우를 익혀가고 있고, 뛰어난 인재들이 배출되고 있어서 미국,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본다.

그들이 문화적 자신감을 가지게 될 때, 문호를 개방할 것이다. 중국 등 신흥 시장을 우리 안방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애니메이션 산업을 잘 육성해 놓아야 한다. 중국의 경우 우리와 정서가 비슷한 인접국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경기도와 부천시는 애니메이션 산업의 가능성에 선제 투자를 진행해 온 것은 평가받을 만하다.

필자가 제작한 ‘빼꼼’이 세계에 진출하게 된 것에는 사업 초기 경기도와 부천시 등 공공기관의 지원사업이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부천만화정보센터에 입주함으로써 임대료를 절약할 수 있었고, 경기도의 해외수출지원사업 등을 잘 활용해서 투자를 유치하는 등 프로젝트를 완성해 나갈 수 있었다.

‘빼꼼’으로 156편의 TV시리즈 및 장편을 제작, 독일, 프랑스 등 80여 개국에 수출하여 인기를 끌었고, 지금은 중국 회사와 ‘008빼꼼’이라는 장편애니메이션을 합작하고 있다. 이런 유명세 덕분에 우리 회사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찾는 중국 사람들의 관광코스가 되었다.

현재 ‘빼꼼’은 ‘뽀로로’와 함께 경기도 ‘신화창조프로젝트’ 지원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작년 ‘마당을 나온 암탉’을 성공시킨 경기도 애니메이션 지원 사업의 특징은 무엇일까?

작품성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평가되지만 그중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흥행기록을 세우고 해외에서도 선전한 ‘마당을 나온 암탉’과 12월 북미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개봉되는 ‘다이노타임’에 투자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문화산업이 미래의 먹을거리가 되려고, 문화에 대한 사랑과 이해를 바탕으로 킬러콘텐츠가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려 주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한 면에서 경기도 ‘신화창조프로젝트’는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된다. 다음 차례는 ‘빼꼼’과 ‘뽀로로’가 성공신화를 이어가려 한다.

공공 지원의 의미가 퇴색하지 않도록 열심히 만들어서 ‘빼꼼’으로 새로운 한류를 만들어 나갈 다짐을 해본다.

 

김강덕 알지 애니메이션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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