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구개발 뚜렷한 성과 없어 시진핑 체제와 외교 시험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12월17일 급작스럽게 사망한 지 1년. 북한 체제는 빠르게 ‘김정은 체제’로 변모했다.
김정은은 지난해 12월30일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되면서 북한의 새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최고사령관으로 군권을 장악한 김정은은 올해 4월11일 제4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제1비서가 됐고 이틀 뒤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 회의에서는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추대됐다.
김정일 위원장에 비하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공직승계 행보는 상당히 발 빠르게 이뤄진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은 올해 첫 날인 1월1일 ‘근위 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 시찰로 공식활동을 시작해 현지지도를 통한 지도자로서 행보의 보폭을 넓혀갔고, 현재 김정은 체제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런 가운데 강성국가 건설과 사회주의 부귀영화 실현을 내세운 김정은 정권의 초반 민심잡기는 국제사회의 큰 관심을 끌었다. 김정은 정권이 경제에 힘쓰고 있다는 것 또한 당 내각의 인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실무 경험이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당과 내각에서 잇따라 중용됐기 때문이다. 반면 그동안 선군정치에서 기세가 등등했던 군대는 올해 ‘인민을 위한 군대’ 가 강조되면서 힘이 다소 빠지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김정은의 민생 행보가 아직은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북한이 이른바 ‘6·28 방침’을 부분적으로 시범 운영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을 뿐 구체적인 조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과 중국이 위화도ㆍ황금평 개발과 라선 특구 개발에 진력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의 김정은은 올해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며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대외관계에서는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의 대외활동은 중국을 제외하면 우방 정상들과 축전을 주고받은 정도다.
후계자 수업기간이 짧아 권력기반이 약했던 만큼 당·군을 추슬러 권력을 공고화하는 작업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대중외교 역시 아직 구체화된 것은 별로 없으며 김정은의 조만간 첫 방중을 전후해 새로운 대중외교의 모습도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대중외교 역시 정치보다는 경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정부는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김정일 사망 1년이 된 현 시점에서 정부 당국의 ‘김정은 체제’에 대한 평가는 기대보다는 실망에 가깝다.
북한은 이달 10~22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예고하며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4월에도 미국과의 2·29 합의를 파기하고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우리 정부는 김정은의 권력 승계 및 장악과 관련, 외형상으로는 무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북한 체제의 유동성이나 불안정 요소를 주시하는 분위기 또한 적지 않다.
정부 내에서는 ‘김정은 체제’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한 당국자는 “북한이 내년에 오바마 2기 행정부와 새로 출범한 중국의 ‘시진핑 체제’와 관계 설정을 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나올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kh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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