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자영업자 증가세 둔화 소액이라도 ‘월급쟁이’ 좋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창업보다 재취업을 선택하는 베이비부머가 늘고 있다.
자녀 부양 등의 이유로 일을 쉴 수는 없지만 내수 부진과 자영업 과잉 등 창업으로 이윤을 내기는 힘들어지자, 소액이라도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취업에 나선 것이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자영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만8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8월 자영업자가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이는 자영업자의 가장 큰 공급원인 베이비붐 세대들이 창업에 나서길 꺼려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50대 이상 자영업자가 전체 자영업자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60%로 추산된다. 지난해 9월에서 올해 4월까지 10만명 내외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5월부터 그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지난달에는 3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자영업자가 과포화상태에 이르자 경쟁이 심해지고 3년 내에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은퇴 후 창업을 고려하는 50대가 많이 줄었다는 의미다.
이처럼 자영업 환경이 어려워짐에 따라 베이비붐 세대들은 영세 제조업체로 발길을 돌렸다.
종사자가 5~9명인 소규모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50대 취업자는 전년동월 대비로 지난 7월부터 꾸준히 늘기 시작해 9월 1만9천명, 10월 2만8천명, 지난달 2만8천명을 기록했다. 이 시기는 자영업자 증가가 급격한 둔화세를 보인 시기와 겹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베이비부머들은 은퇴후에도 대부분 자녀를 부양하느라 경제활동을 쉴 수 없다”며 “재취업으로 경로를 바꾼 경우 이들이 갈 수 있는 일자리는 대규모 사업체보다 영세사업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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