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일 뿐” 102세 할머니도 소중한 한 표

한파 녹인 투표열기… 경기 74.9%, 인천은 74.0% ‘꼴찌 탈출’

투ㆍ개표 현장 이모저모

19일 경기ㆍ인천지역에서 실시된 투ㆍ개표 현장에는 100세가 넘는 할머니가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는가 하면 긴장한 나머지 유권자가 쓰러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곳곳에서 이야기 거리가 만발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한 19세 새내기 성인들은 첫 투표에 추억을 남기기위해 투표현장 곳곳에서 휴대폰을 이용한 인증샷을 눌러 댓으며, 성년들도 일부 대중업소들의 인증샷 할인 소식에 동참하는 등 나름의 선거 축제를 만끽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투표율이 75.8%(선관위 잠정집계)로 역대 대선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이번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여전히 선거법 위반을 둘러싸고 날선 공방을 벌여 인상을 찌푸리게 했으며, 개표 현장에서는 박빙의 승부 답게 개표ㆍ검표 요원들이 긴장한 모습으로 시종일관 현장을 지켜 삼엄한 분위기 까지 연출됐다.

‘높아진 선거열기’ 전국 투표율 75.8%

○…선택의 날인 19일 초박빙 판세 속에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투표 분위기로 매서운 강추위가 무색했다는 평가.

일반 국민뿐 아니라 재외동포, 북한이탈주민, 위안부 할머니, 결혼이주여성, 새내기 유권자 등 각계각층은 소중한 한표의 권리를 행사.

이날 오후 6시 투표가 마감된 가운데 최종 투표율은 75.8%를 기록하며 지난 2007년 17대 대선의 투표율 70.8%을 훌쩍 뛰어넘어.

경기도와 인천의 투표율도 각각 74.9%와 74.0%로 17대 대선 61.2%와 60.3%에 비해 14% 가까이 높아져 이번 선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그대로 반영.

접경마을인 파주시 대성동 마을과 통일촌, 해마루촌 주민들은 평화를 기원하면 저마다 투표장을 찾아.

대성동마을 김동구 이장(43)은 “민통선 안에서도 자유롭고 평화롭게 농사를 짓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투표했다”고 소감을 피력.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설인 광주 나눔의 집 김군자 할머니(86) 등 고령의 위안부 할머니 7명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

지난 6일 북한이탈주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경기도 8급 일반직공무원시험에 합격한 이수혁씨(33)도 성남시 수정구 수진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의 변화에 관심이 많은 만큼 이번에는 대북정책을 보고 누가 적임자인지를 판단했다”고 설명.

102세 구리 최고령 할머니 주권행사

○…구리지역 최고령 투표자인 권남희 할머니(102)가 몸소 제18대 대통령선거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노익장을 과시.

권 할머니는 이날 오전 11시께 투표소가 마련된 구리시 인창동 인창초등학교를 찾아 자신이 정한 후보자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

권 할머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야 겠다는 마음으로 투표하러 왔다” 면서 “날씨가 춥지만 모든 사람이 소중한 투표권을 꼭 행사했으면 좋겠다”고 한마디.

투표후 저체온증 실신 병원 후송

○…오전 10시16분께 파주시 검산동 검산초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는 유권자 김모씨(58)가 투표를 마친 뒤 나오다가 쓰러지면서 마비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치료.

파주소방서와 병원측에 따르면 김씨는 투표를 마치고 투표장을 빠져 나가던 중 갑자기 오한과 저체온증으로 실신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하여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져.

김씨는 이날 투표를 하기위해 투표소에서 2시간여 떨어진 맥금동에서 오전 7시부터 걸어와 투표를 마친 뒤 이같은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

후보 비방 피켓시위 휴학생 체포 조사

○…포천경찰서는 이날 투표소 앞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비방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인 대학 휴학생인 박모씨(23)를 선거법 위반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포천시 신읍동 포천고등학교 제4투표소 앞에서 투표를 마친 뒤 오전 9시30분부터 약 18분간 투표소 입구 현관에서 박 후보를 비방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던 혐의.

박씨는 현장에 투표하러 간 경찰에 발각돼 체포된 뒤 경찰조사에서 “내 생각을 전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시각장애인, 도우미 도움으로 한표

○…인천지역에서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노인들의 소중한 한표 행사가 이어져 눈길.

시각장애인 김운자씨(61)는 이날 오전 8시40분 인천시 옹진군 자월면 제1투표소를 찾아 투표소에 배치된 도우미와 사무원의 도움으로 무사히 투표.

같은 자월면에서 남자 최고령자인 정태영씨(89)는 오전 8시50분 부인 배옥련씨(88)와 나란히 투표소를 방문, 한표를 행사.

영흥면 내리 주민 김기준씨(78)는 영하의 강추위에 투표소 앞에서 미리 기다리다 오전 6시 정각 투표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옹진군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김 할아버지는 선거가 있을 때마다 마을에서 제일 먼저 투표하는데 이번에도 1등으로 투표를 마쳤다”며 감탄.

‘고향마을’ 사할린 동포들 90% 투표

○…사할린 동포들도 이번 선거에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

안산시 사1동 ‘고향마을’에 살고 있는 사할린 동포들은 이날 사1동 제4투표소가 마련된 성안초등학교를 찾아 투표.

70대 이상의 고령인 동포들 중 거동이 불편한 일부 주민을 제외한 대부분이 주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선거 때마다 90%대의 높은 참여율을 기록.

‘분류기 오작동’ 45분간 개표 중단

○…19일 저녁 7시30분께 수원 효원고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의 투표지분류기 제2반 분류기의 오작동이 발생해 개표원들이 당황.

예비용으로 준비한 분류기로 바로 교체했으나 이 역시도 연이어 고장.

이에 선관위에서 먼지제거기를 사용했으나 전혀 개선되지 않은데다 더이상의 예비용 분류기가 없어 45분가량 작업이 중단된 채 방치.

더욱이 개함부 제2반에서 정리된 투표지가 분류되지 못한 채 쌓여가 선관위 직원들이 한숨.

다행히 저녁 8시15분께 처음 사용했던 분류기의 시스템을 재점검해 작업 재개.

‘일그러진 표시’ 만장일치 무효처리

○…“박빙의 승부, 단 한 표도 놓칠 수 없죠!”

수원 장안구 개표장에서 새누리당 측 개표참관인이 박근혜 후보란에 기표했지만 무효표로 처리된 투표용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자 곳곳에서 웅성.

이에 각 정당 추천위원 8명이 문제의 투표용지를 살펴보며 끙끙.

결국 인주가 번지고 표시가 어그러졌다며 만장일치로 다시 무효표 처리.

배영수 수원시장안구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단상에 올라 “정식기표용구로 찍힌 게 확인되지 않아 무효표 처리했다”며 논란을 일축.

‘찢어진 투표용지’ 만장일치 유효처리

○…인천시 부평구 개표소인 삼산체육관에서는 찢어진 투표용지가 발견되는 해프닝이 발생.

개함부 개표사무원들은 삼산1동 제2투표소 개함 중 4조각으로 찢어져 있는 투표용지를 발견해 이를 테이프로 온전하게 붙여 처리.

그러나 심사집계부 개표사무원이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 부평구선거관리위원회는 위원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이를 유효표로 처리.

위원회는 찢어진 표라 하더라도 투표함 내 4조각이 모두 온전하게 있었던 만큼 표로서 효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

한편, 이 표는 박근혜 후보를 찍은 표로 알려져.

지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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