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과학고의 영재교육] 글로벌 과학영재의 산실, 미래 노벨상을 꿈꾼다

과학영재학교의 효시로 손꼽히는 경기과학고등학교(교장 전영호).

경기과학고는 1983년 대한민국 최초의 과학고등학교로 설립돼 2010년에 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된 이후 연구중심의 교육과정 운영, 교과융합형 통섭교육, 글로벌 인재 육성 등 과학영재교육에 적합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재학교로의 전환 이후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올해 대학 입시에서 경기과학고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최근에 발표한 입시결과에 따르면 3학년 졸업 대상자 122명 중 서울대학교에 62명이 최종합격했고, KAIST에 95명이 합격하는 등 과학영재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특히 서울대 전문성 면접에서 응시자의 90%가 합격해 영재교육이 내실있게 이루어진 것을 입증하기도 했다.

게다가 졸업예정자의 96%가 이공계로 진로를 결정해 미래 과학의 중심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으며, 개교 이래 현재까지 매년 90% 이상의 졸업생이 이공계로 진로를 결정하여 설립 목적에 맞는 진로지도를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같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경기과학고의 영재교육에 대해 알아본다.

먼저 연구중심의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과학영재들의 탐구적 창의성 신장을 위해 R&E(Research & Education) 프로그램, 현장연구, 졸업논문연구 등 33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R&E프로그램은 연구책임자와 학생이 팀을 구성, 연구주제를 선정하고 1년간 연구하고 그 결과를 논문의 형태로 작성하여 발표한다. 

2년차에는 대학교수가 연구책임자로 구성되며 특정 분야의 심도 깊은 연구를 위해 대학이나 연구소와 연계하여 첨단 장비와 시설을 활용한 연구가 진행된다. 3년차에는 이러한 연구활동을 종합하여 영문으로 졸업논문을 작성한 후 교수, 전문가, 교사의 심사를 받아 졸업논문으로 인준을 받게 된다. 현장연구는 국내외 대학 및 연구소 주관의 과학관련 인턴 활동 및 Lab Seminar 참여 등의 인턴십 활동, 전문 프로그램 이수, 학회 참석 및 논문 발표, 연구 및 탐구대회 실적 등으로 운영된다.

또 세계적 리더로서의 자질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양 교과를 편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능력별 개별화를 위한 무학년 졸업학점제 172학점을 운영하고 있다. 특정 과목에 대해 재능을 가지고 있는 학생은 한 학기 동안 강의를 수강할 필요가 없이 시험을 통해 해당과목의 학점을 취득을 인정하고 통과 점수에 따라 등급 부여하는 PT(Placement Test)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KAIST, POSTECH, UNIST, GIST 등 과학특성화대학과 교육과정 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경기과학고에서 수강한 AP 과목은 이들 대학에 진학하면 학점으로 인정받아 3년만에 대학 졸업이 가능하다. 이외에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배양하기 위하여 주말 탐구학습프로그램 운영, 맞춤형 유학프로그램 운영, 1인 1악기 및 1기 특기적성프로그램 운영, 토론중심교육 등을 운영하여 창조적인 글로벌 리더로 배양하기 위한 만들어 가는 개인별 맞춤식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소양교육도 눈에 띈다.

해외 유수대학에서 수준 높은 탐구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글로벌 프론티어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으며 Michigan University(미국), Imperial college(영국), Trinity College(호주)등 대학에서 약 2주간의 탐구활동 수행한다.

글로벌리더반을 운영해 개인별 맞춤형 유학지도를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South Carolina 영재학교와의 교사 및 학생 교환프로그램, Rhode Island 해양연구소에서의 research 프로그램 참가, 영국 런던의 Imperial College의 research 프로그램 참가, 일본 히비야(日比谷)고등학교와 과학동아리 공동프로젝트 수행, 싱가폴 National Junior College 학생들과 공동프로젝트 수행 등 세계 유수의 대학 및 영재학교, 연구기관과의 교류·협력을 통해 국제적 위상을 고양시키고 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A Level Program, Open Class, Mentor-Mentee Program, FOREST, 방과후학교 등의 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A Level Program은 대학 수준의 심화된 강의 주제를 선별해 희망 학생에게 수강 기회를 부여하고, 우수 대학의 저명한 교수와의 만남의 계기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Open Class는 국내외 권위 있는 학자를 초빙해 최신 학문에 대한 동향을 청취하는 것으로 201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스즈키아키라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최재천 교수님 외 다수의 강좌가 실시됐다.

여기에 Mentor-Mentee Program은 본교 졸업생 및 연구원들이 재학생의 멘토가 되어 학업, 연구, 진로 등의 상담을 통해 예비 과학도의 소질과 자질을 배양하도록 하고 멘토를 통해 장래의 바람직한 과학자상 정립하도록 한다. FOREST는 청소년과학자상 시상, 첨단기자재 시연, 과학부스 운영, 과학경연대회 운영이 이루어지며 학생, 학부형, 일반인, 약 1천명이 관람하는 과학대잔치이다.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한 체험활동도 있다. 영재 학생들은 창의적 체험 활동으로 반드시 1개 이상의 동아리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학생 선택 중심의 과학 동아리 14개, 인문예체능 동아리 37개, 학술 동아리 5개, 봉사동아리 25개 등에서 학생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봉사동아리는 인성 및 리더십 함양을 위해 양로원, 고아원, 호스피스, 저소득층 공부도우미, 무지개자연 탐구교실 및 과학 전시 설명, 실험 데모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경기과학고 관계자는 “도전인, 창조인, 글로벌소양인 양성으로 세계인에게 희망을 주는 글로벌 과학영재의 육성이라는 교육목표 실현을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창의성과 인성을 겸비한 미래 노벨상 수상자를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kyeonggi.com


<인터뷰> 전영호 경기과학고 교장 "심도있는 영재교육 시스템 마련"

▲2010학년도에 경기과학고가 영재학교로 전환이 된 후 과학고와 어떠한 차이점이 있나.

-과학고를 포함한 전국의 모든 학교는 초중등교육법에 적용을 받지만 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에 적용을 받는다. 영재학교는 전국에서 과학영재학생의 지원을 받아 다단계 전형을 거쳐 선발하고 있으며, 교장을 포함한 모든 교원도 전국에서 공모를 통하여 영재교육을 지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교원을 공사립 구분없이 선발하고 있다. 또 과학고와 달리 영재학교는 조기졸업이 없이 고등학교 3년 과정을 충실하게 이수하여 심도있는 영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경기과학고가 중점을 두고 있는 과학영재교육은 무엇인가.

-경기과학고는 연구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후에 5시간을 확보해 학생들이 원하는 곳에서 연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1년차에는 본교 교사가 지도하는 기초 R&E, 2년차에는 대학교수가 지도하는 심화 R&E, 3년차에는 1, 2년차의 연구를 종합하여 영문으로 논문을 작성하고 대학교수를 포함한 3명의 심사를 거쳐 인준을 받은 후 졸업논문으로 제출하게 된다. 이러한 연구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으로 학회에서 논문이나 포스터를 1년에 학생 1인당 1편 이상을 발표하고 있다.

▲경기과학고의 입시 선발제도와 졸업요건은.

-전국단위 모집으로 100% 입학담당관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모집정원은 120명이고 정원 외로 사회적배려자를 정원의 10% 이내로 선발할 수 있다. 전형은 총 3단계로 진행되는데 1단계는 입학담당관에 의한 서류평가가 실시되고, 2단계에서는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영재성을 확인하는 기초영재성 검사가 실시된다. 3단계에서는 학생의 연구역량 및 인성리더십을 평가하는 2박3일의 캠프를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게 된다. 평균 경쟁률은 20대1로 대단히 높은 편이다.

졸업요건도 엄격하다. 교과, 연구, 인문, 교양, 예체능 등을 포함하여 총 172학점을 이수해야 하며, 영문으로 작성한 졸업논문을 인준 받아야 하고, 국제 감각을 갖춘 과학영재 육성을 위해 TEPS 650점을 기준으로 TOEFL, TOEIC 등의 점수를 인증 받아야 한다. 이외에 봉사활동과 단체활동을 각각 120시간을 채워야 졸업이 가능하다.

▲경기과학고가 영재학생들에게 실시하고 있는 융합교육을 어떻게 이뤄지는지.

총 이수학점 중 수학 및 과학 등의 전문교과가 55%이고 인문 및 예체능 등의 일반교과가 4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과와 문과의 균형을 맞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 과학토론대회, 과학사진대회 등 과학과 인문, 과학과 예술이 융합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과학동아리, 인문예체능 동아리 등 다양한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결국 영재학생들이 학교에서 교과 및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체득되고 내면화되는 모든 것이 융합교육이 보면 된다.

이지현기자 jh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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