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스케치여행] 공세리성당- 어두운 곳을 돌아 보아야 할 성탄절에

내포지방은 이 땅에 처음 복음이 전파되고 천주교가 탄생한 곳이며, 공세리는 삼남의 조세를 보관하던 공세창이 있던 곳이다. 눈 덮인 언덕 위엔 고딕양식의 공세리 성당이 부활한 예수처럼 엄숙히 서 있다. 성탄절을 앞둔 세상은 기쁨으로 충만 하지만 몇 해 전 임종조차 보이지 않고 성급히 하늘가신 아버지와, 병상의 어머니가 가슴을 찢는다. 가지 많은 늙은 팽나무를 바라보다가 이런 시가 생각났다. <아버지 안녕히 가세요 인공호흡기를 뽑는 일에 동의 했어요 병에 걸린 오골계의 똥구녕 같은 보름달이 떴어요 회백색 분비물이 제 얼굴로 쏟아지고 있어요 아버지 그거 아세요, 오늘이 성탄 전야라는 거 탄일종이 울리고 끝으로, 남은 생의 모든 성탄절을 동봉하네요> ‘친전’ ㅡ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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