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융권의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은행들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난항을 겪고 있다.
각 은행 노동조합은 지난 10월 금융산업 노사가 합의한 지난 10월 임금인상 3.3%, 노동시간 정상화 등을 기초로 요구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이 난색을 표하며 임단협이 표류하는 양상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노사는 이달 중순 중단된 임단협을 내년 초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의 요구안은 임금인상 8.5%, 정규직·비정규직 복지 통합, 보육시설 설치 등에 사측은 쉽게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노조는 지난해 도입된 ‘성과향상프로그램’을 폐지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프로그램 유지를 고수하고 있어 큰 잡음이 예상된다.
특히 SC은행 노사는 임단협이 잠정 중단된 것과 관련해 엇갈린 입장을 내세우며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
노조 측은 경영진이 연말 휴가를 떠나 임단협이 중단됐다고 밝힌 반면 사측은 노조의 분회 순방이 임단협의 중단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신한은행 노사는 지난 1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올해 안의 타결은 물 건너 갔다. 신한은행 노조 관계자는 “시간이 촉박해 오전부터 오후까지 협상을 진행하는 집중교섭까지 실시했지만 올해 안에는 타결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노조측이 요구하는 임금인상률은 5.0%이지만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통상 150~200% 지급되던 연말 상여금 조차 지급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신한은행 노조는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는 내년 2월을 넘겨 임단협이 타결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 노사 역시 올해 임단협을 쉽게 타결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 3.3% 이상 인상, 전환고시 합격자 이전 근무경력 인정, 임금피크제 지급률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내년 경영사정 악화를 이유로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1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신청을 내기도 했다.
아울러 우리은행 노사는 예금보험공사와 체결한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 재무지표 목표 달성 여부 살펴본 뒤 내달 9일부터 임단협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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