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들, 전문대 입학러시… 취업난에 ‘학력U턴’

고학력 실업자 “자격증 따자” 전문대ㆍ대졸자 전형에 몰려 최근 4년간 지원자 증가추세

최근 고학력 실업자의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4년제 대학을 졸업했거나 재학 중인 학생들이 전문대학에 재입학하는 ‘학력 U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8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인천지역 전문대학들에 따르면 2009~2012년까지 4년 동안 전문대 입시에서 정원외로 모집하는 ‘전문대·대학 졸업자 전형’에 지원한 인원은 모두 2만1천79명에 달한다.

여기에 대학을 졸업하고도 ‘전문대·대학 졸업자 전형’이 아닌, 정원 내 전형으로 전문대학에 지원하는 학생까지 감안하면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도 이같은 재입학 사례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1년 2월 인천지역 I 대학을 졸업한 A군은 지난해 3월 인천 모 전문대학 1학년 신입생으로 다시 입학했다. 취업을 위해 열심히 공부했지만 특별한 자격증이나 기술을 갖추지 못해 마땅한 취업처를 찾지 못했고 졸업한 지 2~3년이 지나도록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선배들을 보면서 전문대학 입학을 생각하게 됐다.

A군은 “졸업과 동시에 취업 걱정이 없는 전공을 선택하고, 저의 능력을 입증해 줄 국가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전문대학교를 입학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는 2월 4년제 졸업예정자인 B양도 올해 전문대학에 원서를 냈다. 2년이라는 기간을 다시 대학에서 공부해야 하지만 앞으로 몇 년 동안 뚜렷한 확신 없이 취업공부에 매달리는 것보다 전문대학에 진학해 졸업 후 확실한 취업처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기에 후회 없이 선택한 길이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전국 150개 전문대학 중 높은 취업률로 학생들에게 인기를 얻은 인천 모 전문대의 경우 ‘전문대·대학 졸업자 전형’의 지원자 현황이 2011년 20명에서 2012년에는 40명으로 늘었다.

이는 최근 고학력 청년실업이 급증하면서 자격증 취득이나 전문적인 기술을 교육받아 취업면에서 4년제 대학보다 훨씬 유리한 전문대학을 다시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천 재능대 관계자는 “대학 졸업 후 취업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면 무조건 4년제 대학만을 고집하기보다 취업에 유리한 대학과 학과를 신중하게 선택해 시간과 경제적인 손실을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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