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조만간 열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회 인준 절차를 밟아야 한다.
KBO 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거부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수원-KT 구단이 사실상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프런트 구성’이다.
구단 이름이 결정되고 프런트와 감독, 코치진이 구성되면 선수수급 문제가 남아있다.
이 같은 팀 창단의 절차를 순조롭게 마치게 되면 수원-KT는 내년 2군리그를 거쳐 한국프로야구 출범 34년째가 되는 오는 2015년부터는 1군 리그에 참여하게 된다.
10구단 유치라는 큰 산을 넘은 수원-KT가 남아 있는 과제를 잘 풀어 1천250만 경기도민의 염원을 안고 프로야구 관중 1천만 시대를 주도할 수 있길 기대한다.
■KBO 총회 인준 등 향후 절차
지난 11일 KBO 2013년 제1차 이사회가 수원-KT를 10구단 적임자로 결정했다.
프로야구에서 신규 회원사를 받을 때 이사회는 심의기구일 뿐이다.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구단주들의 모임인 총회로, 총회가 최종 승인을 내려야만 수원-KT의 10구단 창단이 완전히 결정 난다.
KBO 총회 재적회원(10명)의 3분의 2이상이 참석한 상황에서 3분의 2이상 찬성표를 얻으면 10구단의 주인공이 된다.
총회는 회원사 구단주(대행)의 일정만 조율되면 금주 또는 다음주 중 개최될 예정이다.
이변이 없는 한 수원-KT의 10구단 승인 절차는 무리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사회 안건이 총회에서 뒤집힌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총회 승인과 함께 수원-KT가 납부할 가입금과 예치금이 정해지며, 총회 결정 1개월 이내에 가입금과 야구발전기금을 내야 한다.(예치금은 3개월 이내 납부)
이후 수원-KT는 오는 8월 열리는 2014년 신인드래프트부터 참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수원-KT는 2014년부터 퓨처스(2군)리그에 참가해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2015년 시즌부터 1군에 진입해 프로야구 출범 34년만에 10구단 시대를 열게 된다.
■프런트 구성 및 감독 선임 최우선 과제
수원-KT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일은 프런트 구성이다.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선임은 물론 선수 수급과 구단 홍보 등이 모두 구단 프런트가 해야 하는 일이다.
프런트가 구성되면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10구단 수원-KT의 창단 감독 후보로는 고양 원더스를 이끌고 있는 김성근 감독과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 조범현 인스트럭터 등이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감독 선임 후 코치진이 구성되면 선수 수급 문제가 남아있다.
수원-KT는 오는 8월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권을 행사하게 되는데, 9구단 NC 다이노스의 사례를 감안하면 2년간 신인선수 우선지명권을 갖게 될 전망이다.
또 기존 구단에서 보호선수 외에 한 명씩 영입하고, 외국인 선수도 기존 구단보다 한 명 더 많은 3명을 선발할 수 있는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여진다.
선수 수급이 순조롭게 이뤄지게 되면 내년 2군 퓨처스리그에 참가하고 2015년부터 1군에서 뛸 수 있다.
■장기적 선수수급 통해 진정한 향토 구단으로
수원-KT는 9구단으로 창단한 NC 다이노스가 받은 정도의 선수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프로야구는 선수층이 두껍지 못한데다 NC가 먼저 우수선수들을 쓸어간 뒤라 선수 수급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에서 1ㆍ2군을 구성하기 위해 필요한 선수는 60명 내외로, NC의 9구단 출범후 불과 1년 내에 60명의 선수를 채우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10구단 수원-KT가 전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프로야구 전체의 질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는 8개 구단이 나눠 쓰던 아마추어 자원을 10구단이 나눠쓰게 되는 것도 전체적인 선수층이 얇아질 수 있는 위험요소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 선수의 보유 수를 늘리는 등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한 기존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던 선수들에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군 급에 머물던 기존 선수들은 KT에서 단숨에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전력으로 수원-KT가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할 부분이다. 또 지난 2011년 처음 실시됐던 2차 드래프트도 올 시즌 한번 더 열리기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최정(SK), 배영섭(삼성), 정수빈(두산), 유한준(넥센ㆍ이상 수원 유신고)을 비롯, 윤석민(KIAㆍ성남 야탑고) 등 경기도 출신 선수들과 독립리그 고양 원더스 선수들도 벌써부터 수원-KT의 표적이 되고 있다.
지역 야구인들은 수원-KT가 당장의 선수 수급 문제보다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역 초ㆍ중ㆍ고 야구팀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으로 향토구단의 중심 선수를 육성해 진정한 향토구단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9구단 NC 다이노스 ‘성공 롤모델’
프로야구단 창단의 좋은 사례는 9구단 NC 다이노스다.
경남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는 2012 드래프트에서 우선지명을 통해 유망주 이민호와 노성호를 영입했다.
이어 내야수 박민우와 연세대 에이스 나성범을 잇따라 영입하며 선수들을 채워나갔다.
2013년 드래프트에서는 초고교급 투수 윤형배를 비롯, 이성민을 우선지명해 팀의 주축 선수를 뽑았다. 또 신생구단은 2라운드를 마친 뒤 특별지명을 통해 추가로 선수를 뽑을 수 있다.
이에 따라 NC는 2012년 드래프트에서 5명을 더 지명했다.
이외에도 1군 진입 전년도 시즌이 끝난 후 기존 구단들로부터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하고 1명씩을 데려올 수 있다. 구단 보호선수 50명을 제외한 선수를 대상으로 2년에 한번씩 진행되는 2차 드래프트도 있다.
실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서 NC로 팀을 옮긴 이재학은 지난해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다승왕에 올랐다.
또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특별지명으로 투수 이승호(롯데)와 고창성(두산), 송신영(한화), 이태양(넥센)을 비롯해 야수 김종호(삼성), 모창민(SK), 조영훈(KIA), 포수 김태군(LG) 등을 영입하며 전력 강화에 성공했다.
선수 수급이 가장 큰 과제인 수원-KT도 NC의 선수 영입방식을 토대로 우수 신인선수와 기존 구단에서 백지 한장 차이로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선수를 물색해 즉시 전력으로 투입할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해야 할 것이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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