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모르는 ‘전세가’ ‘매매가’ 턱 밑까지…

부동산 한파…매매가 ‘제자리’ 전셋값은 매달↑ ‘역전 현상’도

주택 거래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도내 일부 아파트 단지 전셋값이 매매가를 웃돌거나 근접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어 전세수요가 많아지는 올 봄 전세대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4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경기지역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은 지난해 4분기 55.9%로 전년 동 분기(52.6%)에 비해 3.3%p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전세가율이 상승하면서 일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중ㆍ소형 크기 가릴 것 없이 전셋값이 웃도는 등 ‘발 보다 발가락이 더 큰’ 매물도 등장하고 있다.

실제 이천시 관고동 S아파트(공급면적 105㎡) 매매가는 1억1천∼1억4천만원대로 전셋값(1억1천∼1억3천만원)과 비슷한 가격에 시세가 형성됐다. 또 오산시 궐동 D아파트(79㎡)도 전셋값이 9천만원∼1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됐으나 매매가는 이에 근접한 9천500만∼1억500만원으로 500만원 차이에 불과했다.

이런 현상은 대도시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수원 권선동 W아파트(75㎡) 역시 매매 상한가가 1억8천500만원에 형성된 데 반해 전세 상한가는 1억7천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전세가율이 100%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전세가율이 80%를 초과하는 아파트 단지가 도내에만 무려 100여 곳을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과당 공급과 금융위기 이후 주택 시장 위축으로 매매가는 제자리걸음 유지나 하락 국면에 접어든 반면 전셋값은 매달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를 끝으로 양도세와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된 데다 저금리 기조도 한몫해 전세금을 올리거나 월세 전환 등도 ‘전셋값 역전’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여기에 전세수요가 대거 몰리는 2∼3월경 전셋값 상승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세대란도 우려되고 있다.

안소형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주택부족 문제가 완화되고 금융위기와 가계부채 증가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구매력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 종료된 세 감면혜택 부활 등 새 정부 공약에 대한 기대심리로 매수자 관망세가 유지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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