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직면 하이디스 쌍용차 사태와 판박이

이천 하이디스 ‘쌍용차 사태’ 판박이
중국계 기업으로 매각 후 적자 전환 핵심기술 빼돌린 뒤 부도처리 ‘닮은 꼴’

기술과 자본 먹튀로 부도직면에 처한 하이디스(본보 18일자 1ㆍ6면) 는 과거 쌍용차 사태와 판박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계 기업으로 매각된 뒤 인수후 적자전환, 기술 유출 및 개발, 생산 중단, 부도후 자본 철수, 재매각 등 일련의 절차가 쌍용차와 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20일 하이디스 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쌍용차가 중국 상하이 차로 매각된 후 벌어진 대부분의 일이 하이디스가 3년전 중국 비오이로 매각되면서부터 이미 자행돼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비오이는 하이디스를 인수한 7개월 후 2003년 6월 중국에서 하이디스 기술로 LCD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9월에는 중국에 5세대 LCD 라인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 기간중 비오이는 한국 하이디스에 일체의 투자를 하지 않은 채 중국에서는 생산성이 우수한 5세대 라인을 건설했다. 이후 2004년부터는 상호 라이센스 계약 체결로 전산망을 통합, 기술을 마구잡이로 빼돌려 왔다.

이는 쌍용차를 인수했던 상하이 차가 2007년부터 전산망 통합 등을 통해 쌍용차 설계도면을 제것처럼 붙여다 보며 기술유출을 자행해 왔던 것과 일치된다.

게다가 이런 과정에서 기술진을 중국으로 데려가 본사 투자사업에 이용했고 핵심기술을 이전한 후 한국회사를 부도처리해 버리는 방식도 동일한 수법을 보였다.

특히 중국 기업에 의한 부도이후 운영과정도 마찬가지다.

하이디스는 2년간의 법정관리를 거쳐 2007년 11월 대만 이잉크사에 매각된 후 4년간 운영되고 있지만 투자는 철처히 외면된 채 기존 시설만으로 이익을 창출하는데 머물렀다.

이는 2010년 인도 마힌드라가 상하이차로부터 쌍용차를 인수한 후 단돈 1원도 투자하지 않는 것과 닮은 꼴이다.

이로인해 쌍용차 역시 하이디스처럼 매출증가에도 불구,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결국 몰락의 길로 치닫고 있다.

한지원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은 “쌍용차보다 3년전 하이디스에서 중국기업의 먹튀가 시작됐다”면서 “하이디스의 오늘은 쌍용차의 판박이로 이제부터라도 범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종업원 900여명의 하이디스는 현재 SK하이닉스, 스태츠칩팩코리아(인천으로 이전 확정)에 이어 이천지역 3번째 규모의 중견기업체로 손꼽힌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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