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계속하며, 끊임없이 한계에 도전해야 하는 스포츠에서 ‘1인자’에 오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특히 신체ㆍ정신적인 불편함를 극복해야 하는 장애인 선수의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1개 종목도 아닌 2개 스포츠 종목에서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써낸 이가 있다.
2012년 런던패럴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동메달리스트이자, 국내 장애인 스키 크로스컨트리의 1인자인 조원상(21ㆍ수원시장애인체육회)이 그 주인공이다.
런던패럴림픽 수영에서 한국 장애인스포츠의 위상을 드높였던 조원상이 오는 29일 평창에서 개막하는 스페셜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프리스타일 1㎞와 2.5㎞, 4㎞에 출전한다.
2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남부럽지 않게 자라던 조원상에게 ‘이상 기운’이 감지된 것은 5살 무렵. 다른 아이들보다 말이 느린 것을 이상하게 여긴 어머니 김미자씨가 병원에 데려갔다가 ‘지적장애 2급’이라는 판정을 받게 된 것이다.
김미자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저 제대로 의사소통만 가능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뿐이었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2학년 때 그의 남다른 운동 소질을 눈여겨 본 이은호 교사의 추천으로 수영을 시작하게 되면서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후 나종균 코치의 지도 아래 성장을 거듭한 조원상은 수영 입문 1년만에 비장애 학생들이 출전하는 전국수영대회에서 입상한 뒤 각종 전국장애인수영대회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명실상부한 장애인 수영의 1인자로 우뚝섰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학교 입학 전 스키 크로스컨트리로 영역을 넓힌 조원상은 동계장애인체전에서 단골 우승한 뒤, 지난해 2월 스페셜올림픽 프레대회 최상위 디비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크로스컨트리에서도 당당히 1인자에 올라 ‘인간승리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조원상은 “이번 스페셜올림픽에서 순위에 집착하지 않고 즐기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수영과 크로스컨트리 분야 모두 최선을 다해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나아가 장애인들을 지도할 수 있는 체육 지도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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