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긴급진단]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이념 넘어 외교·안보 등 종합적 인식을”

“북 핵 문제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이념을 넘어서 전문 영역으로 접근할 때 초당적인 대응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가능할 것입니다.”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이념을 넘어 외교ㆍ안보ㆍ통일 등 종합적인 분야로 인식하고 다각적이며 전문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번 핵실험을 통해 중국의 입김이 강해질 것이며, 일본의 우경화도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박근혜 정부가 중국, 일본 등과 활발한 외교를 벌여 우리 나라가 외교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 핵실험의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번 핵실험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을 앞둔 2월12일을 핵실험일로 택한 것을 보면 대미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는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이 있을 것이다. 16일이 김정일 생일인데, 이를 앞두고 내부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은 치명적인 피해 없이 미국과의 대화에서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게 됐고, 내부적으로 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봐서 북한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보인다.

北 돌출행동 잦을수록 中 입김 거세질 수밖에 없어

그동안 한미관계 집중했다면 이젠 동북아 외교에 치중을

- 앞으로 동북아 정세 변화를 예측해 본다면.

북한의 돌출행동이 벌어질수록 중국의 입김이 세질 수밖에 없다. 또 일본의 우경화가 가속화 될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이 사이에서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그동안 한미 관계에만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중국, 일본과의 관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가 외교정책을 활발히 해야 한다. 중국, 일본에 동북아 외교 주도권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 남북관계는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나.

이미 남북관계는 최악이다. 모든 대화가 단절되어 있기 때문에 더 나빠질 것이 없다. 다만, 박근혜 정부가 ‘신뢰 외교’를 말하며, 북한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일 경우 남북관계를 개선할 것이라고 했었는데 이번 핵실험을 통해 새 정부의 대북정책이 백지상태로 돌아갔을 것이다. 새 정부가 새롭게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활용하는 대북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정부의 대응을 평가해 본다면.

이명박 정부는 외교ㆍ안보 분야에 있어 국민에게 많은 질타를 받아왔다. 이번에도 북한이 핵실험 중인데 국방부 장관이 사우디에 방문하는 것을 보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불감증이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북 핵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전혀 없다. 알맹이 없는 대책으로 일관하는 정부를 보면서 국민은 또 실망 했을 것이다.

-이번 핵실험이 미칠 파장과 향후 우리 정부의 대응은 어떻게 되어야 하나.

핵실험이 계속 진행될 경우 환율, 금리, 외국인 투자 등 경제지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문에 경제민주화를 외쳤던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도 변화될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정부는 북핵 문제를 이념의 문제로만 봐 왔는데, 북핵 문제는 이념의 영역을 넘어 외교, 안보, 통일 등 종합적ㆍ전문적인 영역으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

정확하고 실용적인 관점에서 이념을 넘어 전문적인 통일연구를 해야 한다. 이념의 영역을 넘어설 때 정치권도 초당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이호준기자 ho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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