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끌 사람이 부족해” 화마에 맞선 구급 소방관 또 순직 그들을 死地로 내모는 안타까운 희생 언제까지…
포천 윤영수 소방교, 화재 진압 돕다 붕괴된 건물에 참변
인력 부족ㆍ살인적 격무와 낡은 장비… 다치고 죽고 다반사
소방관들 “사명감만으로 버티기 힘든 현실…” 절규
“언제까지 이같은 안타까운 죽음이 계속돼야 합니까”
포천소방서 소속 구급대원이 화재진압을 벌이다 붕괴된 건물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급대원은 화재로 인한 부상자들을 응급처치하고 병원으로 후송시키는 2차업무를 담당하지만, 이 구급대원은 화재현장에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보다못해 스스로 화재진압을 도우다 변을 당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13일 새벽 4시20분께 포천시 가산면 금현리의 한 플라스틱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 출동한 가산119소방센터 소속 윤영수 소방교(34)가 잔불을 정리하던 중 무너진 건물벽이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동료들에게 구조된 윤 소방교는 곧바로 의정부 성모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날 오전 7시11분께 끝내 숨졌다.
불은 공장 2개 동 528㎡와 내부 기계 등을 태워 소방서 추산 1억4천만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2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목격자를 상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숨진 윤 소방교는 구급대원인데도 불구하고 화재를 진압할 인력이 부족하자 진화작업에 뛰어 들었다.
윤 소방교는 화재발생 2시간24분만인 오전 6시39분께 불이 완전히 꺼지자 인명을 구하기 위해 잔해를 수색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이날 출동한 소방관은 28명으로 지휘관, 구급대원, 통제요원 등을 제외하면 실제 진화요원은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윤 소방교 역시 여느 화재현장처럼 머뭇거림 없이 진압 현장에 들어갔다 변을 당했다.
한 소방관은 “화재현장에서는 화재진압이 최우선인데, 사람이 없다보니 보직은 중요치 않다”면서 “순직사고를 당한 동료들은 모두 사명감 하나로 불길에 뛰어들어 진화작업을 벌이다 변을 당한 것인데, 안전교육만 강조한다고 이런 사고를 당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화재 발생 시 화재진압을 담당치 않는 부서 인력이 투입되는 게 다반사다. 일단 불길부터 제압해야 하는 일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화재진화사 자격증 소지사를 진화요원으로 배치, 전문성을 높이는 최근 추세와는 먼 얘기다.
한편 지난 2006년 소방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한 고 윤 소방교는 적극적인 성격과 현장활동으로 주변 동료들의 신뢰가 깊었으며 포천소방서장상, 포천시장상 등을 수상하며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3월 지방소방교로 진급했다.
소방당국은 윤 소방교를 1계급 특진하고 옥조근정 훈장을 추서한 뒤 국립묘지에 안장할 예정이며 윤 소방교의 영결식은 오는 15일 오전 10시 포천소방서 장으로 엄수된다.
안재권ㆍ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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