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국립 인천대 ‘교수 밥그릇만 챙기나’
2개 처 신설ㆍ37개 팀제로 조직개편 추진
부처장 등 보직 늘어… 수당 등 비용 급증
국비지원 없이 수백억 원의 빚을 지고 국립대로 출범한 인천대학교가 첫 조직 개편에 나섰으나 교수들의 보직만 늘어나는 구조여서 ‘교수 밥그릇 챙기기 개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인천대 등에 따르면 국립대에 적합한 행정조직 체계를 만들기 위해 다음 달부터 기존 ‘과’를 37개의 팀제로 바꾸고, 감사팀·기획평가팀을 비롯해 연구처·대외교류처 등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진행 중이다. 또 일부 부서 명칭도 바꾼다.
인천대는 오는 18일 기획위원회 규정 개정, 19일 교육연구위원회 학칙 개정, 20일 평의원회 심의를 거쳐 26일 이사회 의결을 받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개편될 조직을 놓고 대학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개의 처가 늘어난데다, 3개 처에 처장을 보조하는 ‘부처장’을 신설해 처장과 부처장 모두 부교수 또는 교원이 임명될 수 있도록 했다. 즉 늘어난 직제는 교수들만의 보직인 셈이다.
이들 처장·부처장은 월급 이외에 매달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130만 원의 보직수당과 업무추진비 등이 생기며, 보직을 받아 수업은 덜하면서도 일부 초과강의수당까지 받을 수 있다.
학교 측 입장에선 보직교수가 늘어나면 각종 수당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시간강사를 추가 채용하는 비용까지 더 들어간다.
인천대는 국비와 시비 지원까지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국립대로 출범하자마자 250억 원의 빚까지 지는 등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교수들의 수당이 더 들어가도록 조직을 개편하고 있다.
현재 인천대의 370여 교수 중 이처럼 조직이 개편되면 10여 명의 교수 보직이 늘어 150여 명(40%)의 교수가 보직을 갖게 된다.
이 때문에 인천대 교수들이 본업인 학생 지도·강의보다 보직과 수당 등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현기 인천대 직원노조 위원장은 “학교 내 구성원의 의견을 모아 가장 효과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번 조직개편은 교수 몇 명의 의견만으로 만들어진 졸작”이라며 “특히 교수의 보직 늘리기는 대학이 ‘전 교수들의 보직화’로 가기 위한 움직임처럼 보인다. 민주적으로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병길 부총장은 “서울대 등 전국의 대학을 벤치마킹해 만든 개편안이고,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며 “부처장제는 다른 대학도 있는 제도다.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좋은 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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