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정보전쟁’이 벌써부터 가열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일 대만 도류구장에서 열린 한국 야구대표팀과 NC 다이노스의 첫 평가전에 대만 전력분석원들이 신분을 속인 채 잠입했다 덜미를 잡혔다고 밝혔다.
KBO에 따르면 이날 잠입한 대만 전력분석원 4명은 ‘심판 교육생’이라고 신분을 속인 뒤 이날 경기 심판으로 나선 대만의 아마추어 심판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이후 KBO의 허락으로 경기장 잠입에 성공한 전력분석원들은 한국 투수들이 세트 포지션에서 투구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등의 수상한 행동을 보였다. 이에 KBO는 추궁 끝에 한국 대표팀의 전력을 분석하기 위해 잠입한 대만측의 전력분석원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KBO 관계자는 “심판실에 필요 이상의 인원이 들어가기에 이상해서 물어보니 ‘심판 교육생’이라고 했다”면서 “하지만 이들이 심판실에서 우리 투수들의 퀵모션 시간을 재고 있는 것을 보고 전력분석원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들은 KBO의 조치로 4회에 경기장에서 쫓겨났지만, 3이닝을 던진 윤석민을 자세히 점검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이같은 대만측의 정보 수집은 처음이 아니다. KBO는 관중석 한구석에서 조용히 대표팀 전력을 체크하는 대만 전력분석원들과 하루에도 여러 차례 숨바꼭질을 해야 했다.
결국 지난 17일부터 경기장의 출입을 통제했지만, 대만 전력분석원들은 심판 교육생이라고 신분을 속이는 ‘꼼수’까지 동원하며, 한국 대표팀의 전력을 분석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대만프로야구연맹(CPBL)은 KBO에 메일을 보내 공식으로 사과했다. CPBL은 “전력분석원들이 허락을 받지 않고 한국 야구 대표팀의 평가전을 찾은 데 대해 사과드린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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