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소재 청심국제중학교의 사회적배려 대상자(사배자) 전형이 석연치 않아 보인다. 영훈국제중의 사배자 전형이 ‘부유층 자녀 입학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청심국제중의 사배자 전형 운영 행태도 뭔가 개운치가 않다.
경기도의회 최창의 교육의원이 공개한 ‘청심국제중학교 전·입학 및 진학현황 자료’에 따르면, 청심국제중은 올해 사배자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중 경제적배려 대상자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비경제적배려 대상자는 2011년도 4명에서 2012년도 6명, 2013년도 9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들 19명 학부모의 직업군은 회사원 9명, 사업가 4명, 의사 2명에다 외교관과 공무원도 포함돼 있다. 비경제적배려 대상자는 분야별로 지역사회 배려자가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셋이상 다자녀 가정이 5명, 다문화가족 2명, 한부모가족과 외국인이 각각 1명이었다.
이른바 ‘전학생’을 의미하는 전입생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엔 1학년 12명, 2학년 16명, 3학년 5명 등 모두 33명이 전입했고, 2012년도엔 1학년 8명, 2학년 10명, 3학년 3명 등 21명이 전입했다. 이들중 상당수는 ‘부자 전학생’일 것이라는 추측이다.
2006년 개교한 청심국제중은 일반전형 및 사배자전형을 통해 100명의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2011년 사회적배려 대상자 전형이 도입되면서 입학정원 10% 이내에서 사배자를 선발토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배자 가운데 경제·비경제적 배려 대상자 비율은 규정에 명시하지 않고 학교가 자율적으로 판단토록 했다.
청심국제중이 올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에게 지원자격을 주는 경제적배려 대상자를 아예 선발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 비경제적배려 대상자 학부모의 직업군을 고려할 때 일부 부유층 자녀를 편법으로 입학시키는 수단으로 악용됐을 가능성이 크다. ‘한 부모 자녀,’ ‘다자녀 가정’ 등에 해당해 규정의 어긋남은 없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례처럼 ‘사회적 약자’라고 주장해 입학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아무리 규정에 맞다 해도 전형을 교묘하게 운영해 어려운 가정의 자녀는 배제되고 부유층이나 사회 지도층 자녀가 합격했다면 이는 또 다른 특권이다. ‘귀족 학교’라는 비난을 피하려고 형식적으로만 사배자 전형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심을 버릴 수 없다.
도교육청은 청심국제중의 입학전형과 전입생 규정이 적합하고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전면 조사할 필요가 있다.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행위가 있다면 엄단해야 한다. 교과부도 사배자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입학 전형과정의 불법 행위를 근절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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