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문화원의 시대공감]프롤로그

‘시대’와 ‘공감’ … 대안문화의 싹 틔운다

지난해 ‘경기도 문화원과 노올자’라는 기획에 이어, 올해 ‘경기도문화원의 시대공감’이라는 이름으로 2차년도 사업을 전개하게 됐다. 이 사업은 근대적 문화지평을 넘어 이제는 현대적 문화지평에 발을 딛고 서야한다는 절박한 고민 위에 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현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대안 문화를 고민해야 하는 지점에 서 있다. 수없이 많은 용어들과 개념들이 생산되고 시기와 장소에 따라 적용되고 있는 무수한 사례들이 있다. 새로운 개념과 용어가 생산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지역마다, 사람마다 원하는 것이 다양하고 지향하는 가치가 그 만큼 다양해짐에 따라 그 만큼의 그릇이 필요하다는 뜻일 것이다.

시대를 읽어내야 한다. 이제는 동일한 문화적 잣대를 가지고 해석하고, 어떤 형태의 문화가 ‘올바른 문화(?)’임을 강조하는 것은 시대적인 흐름과 맞지 않다. 다양한 문화가 이미 존재하고 있고, 저마다의 가치와 지향을 가지고 있다.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사람’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관계’다. 그 안에서 탄생되는 다양한 형태의 관계의 연결고리를 확장하고 다시 엮는 것이 새로운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거기서 대안문화의 싹을 발견할 수 있다.

‘카지노’화 하는 현대의 금융자본주의시대. 젊은이는 자본주의라는 게임에서 패자의 불행과 굴욕을 맛보고 싶지 않으려면 승자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강요당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사람들은 매일 ‘승자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이나 노하우가 있다’는 메시지로 샤워를 하고 있다. 이렇게 게임화한 자본주의 발전의 앞날에 어떤 유형의 ‘인간’이 등장하게 될까? 그렇게 등장하는 인간의 유형은 어떤 문화로 담아내야 하는가?, 그럼 이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난해는 ‘경기도 문화원에서 노올자’라는 기획으로 경기도 31개 시ㆍ군문화원의 다양한 사업을 일반인들에게 소개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스타일의 기사를 게재했다.

1차년도 사업의 자체평가 결과, 첫째 일반 대중에 대한 홍보면에 집중돼 실제의 기획의도와 그것의 지역에 미치는 문화적 평가에까지 이르지 못한 한계를 노정했다는 것. 그리고 둘째, 시ㆍ군문화원 사업의 유형별ㆍ내용별 카테고리를 보다 정교하게 구조화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위의 평가를 바탕으로 2차년도 사업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설정하게 된다. 즉, 문화원 사업이 지역문화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으며, 문화적인 패러다임의 어느 지점에 있는가를 규명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이다.

다시 말하자면, 근대적 의미의 공동체와 정체성의 개념을 현재적 의미와 가치차원으로 끌어와야 한다. 근대적의미의 공동체는 귀속적, 강제적 의미의 공동체라 할 수 있겠다. 즉, 민족공동체, 가족공동체, 지역공동체가 그것이다. 근대적 의미의 공동체적 가치를 담아내는 구조였으나, 현재적 의미와 맞지 않는 측면이 많다. 사회적, 경제적 구조의 변화는 위와 같은 공동체적 가치로 담아내는데 한계를 노정한다.

현대적 의미의 공동체는 선택적, 자율적 공동체라 할 수 있겠다. 같은 지향과 목적을 가지고 선택적으로, 그러나 자율적으로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시민단체, 동호회 등이 그것이다. 근대적 공동체와 다른 느슨한 구조의 공동체라 할 수 있다. 그것을 지역문화로 담아내기 위한 대안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찾아야 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있다.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상에 경기도 지방문화원의 다양한 사업을 놓고, 그것의 현재적 의미를 짚어내고자 하는 것이 이번 기획의 목표라 할 수 있다.

이번 2차년도 사업을 통해 경기도 지방문화원이 전통적가치를 현대적 가치로 공감하게 되는 지점을 발견하고, 그동안 노심초사하며 전개하던 사업이 정당하게 평가되기를 기대한다.

정상종 경기도문화원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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