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강제 야자에 나머지 공부는 당연? 힘 없는 학습 선택권
인천지역 일부 학교들이 학력 향상을 이유로 각종 방법을 동원해 학습 선택권을 침해 하고 있는 (본보 3월 28일자 6면)것으로 나타났다.
8일 일선 학교에 따르면 서구지역 A 고등학교는 학생이 학부모와 협의 후에 야간자율학습을 빠지려해도 진학상담 대상이나 각종 상 수상 명단에서 뺀다며 학생을 반강제로 야간자율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또 성적 우수학생인 3학년 심화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토요 논술특강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일부 학생이나 학부모 의사와 상관없이 해당 논술학원을 등록해 참석토록 강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평지역 B 중학교는 최근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규수업 시간 이전인 월요일 0교시 시간에 일명 ‘주초고사’를 진행했다.
쪽지 시험 형식으로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역사 등 5개 과목을 시험 본 후 일부 학생들은 성적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나머지 공부’를 시키거나 아예 점수를 수행평가에 반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이 지난 2011년 학습 선택권 조례’가 제정됐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학력 신장만을 앞세우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면서 현장에 있는 교사들조차 ‘학력 우선주의’의 폐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강제로 진행되는 야간자율학습이나 보충수업이 학력 신장 대신 잘못된 학습습관으로 굳어지거나 자칫 학업 기피까지 이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A고 교사 C씨는 “학습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는 환경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학교가 나서지 않아도 담임 교사들이 먼저 학생들에게 강제하는 일이 태반”이라며 “조례가 만들어진지 2년 됐지만 학교는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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