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가 중학생을 대상으로 일부 사교육 업체와 비슷한 수준의 유료 인터넷 강의를 운영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EBS는 현재 중학교 TV 강좌 외에 ‘프리미엄 강좌’라는 내신 대비용 인터넷 유료 강의를 개설해오고 있다.
중학 심화과정에 해당하는 이 강좌는 개념설명과 문제풀이로 구성된 1학년 1학기 과학 ‘만점라인’ 강의는 한 학기(38강) 수강료가 7만 9천800원이다.
유명 사교육 업체들도 비슷한 수준의 강의를 한 학기(38강) 10만 7천 원 선에 내놓고 있다.
특히 1학년 1학기 주요 패키지 강좌는 30% 할인가가 32만 3천400원에 달한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역사, 과학 등 주요 3~6과목 패키지 강의가 20만~30만 원대의 가격에 선을 보이고 있다.
중학교 내신준비 외에 특별강의 형태로 운영되는 ‘프리미엄 특강’은 중학 단어를 소개하는 평이한 수준의 주니어 능률 단어ㆍ숙어 시리즈는 각각 6만 원씩 모두 12만 원에 개설이 돼 있고, 일명 ‘수학포기자’를 위한다는 의미의 ‘수포(수학포기)자 특강’은 교재를 제외하고 7만 2천500원의 가격대다.
학부모 김모(41. 인천시 남구 관교동) 씨는 “학원이나 과외 비용을 줄이기 위해 새학기 중학교 1학년인 자녀에게 EBS 화상 학습을 신청하려다 과목당 10여만 원이 든다는 사실을 알고 포기했다”고 말했다.
EBS 측은 중학교 과정은 정부 지원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EBS 관계자는 “EBS 프로그램 서비스가 모두 다 무료 기반은 아니다. 유아·다큐멘터리와 일부 학습 프로그램은 유료 서비스를 하는 데 그중 하나가 심화과정의 ‘중학 프리미엄’이다”며 “고교생 대상 프로그램은 정부 지원금이 70%지만, 초 중 프로그램은 지원이 미미해 외주제작을 맡기는 상황으로 예산지원이 늘지 않는 한 유료 강의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영방송이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절감의 목적을 가진 만큼 좀 더 저렴한 강의를 제공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지역 한 교사는 “요즘은 일반 교사들도 홈페이지를 개설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인터넷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고자 하고 있다”며 “수능강의를 통한 수익을 감안해서라도 내신 사교육 부담을 없앨 수 있는 강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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