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 윌리엄 포사이스 “헤테르토피아 두 방을 오가면서 즐겨야 합니다”

'현대무용 살아있는 전설' 윌리엄 포사이스 첫 내한공연

“한국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고 흥분됩니다.”

‘현대무용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불리는 윌리엄 포사이스는 ‘헤테로토피아’ 공연을 하루 앞둔 9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첫 내한공연에 대해 이 같이 소감을 밝혔다.

윌리엄 포사이스는 “헤테로토피아’는 어떻게 보면 보기가 힘든 작품이다. 보기는 힘들지만 소리를 듣는 데 집중된 공연”이라며 “무용수들이 춤을 출 때 안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지휘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헤테로토피아’는 기존 공연 형식과 달리 극장 공간을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공연 전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한쪽 방에서 펼쳐지는 공연이 겉보기에는 무용처럼 보이지만 콘서트 혹은 연극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 방에서 연주되는 콘서트의 음악은 사실 다른 방을 위한 음악”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시도로 관객들과 만나는 만큼 공연이 전하는 메시지도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을 것.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공연을 통해 아무런 메시지도 드리지 않는다. 평소 메시지를 던지지 않기 위해서 노력한다. 저는 과학자가 아니라 문제 해결 목적을 갖고 작품을 만들지 않는다. 공연이라는 환경 속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시험해보고 도전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뿐입니다.”

포사이스는 처음으로 대면하는 국내 관객들을 위한 관람 포인트도 빼놓지 않았다. 관객들이 무용수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숨소리는 물론 땀방울까지 확인할 수 있는 공연이기 때문이다.

그는 “가만히 있어서는 공연을 알 수 없다”며 “관객들이 이 극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방을 오가면서 즐겨야 한다”며 고 밝혔다.

한편, 윌리엄 포사이스와 그의 컴퍼니의 첫 내한공연인 ‘헤테로토피아’는 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코의 논문 ‘다른 공간들’의 개념을 차용한 작품으로 다른, 낯선, 다양한, 혼종된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연은 10일 저녁 8시 공연을 시작으로 14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이어진다. 관람비 전석 11만원 문의 (031)783-8000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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