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최대의 마라톤 축제인 경기마라톤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네요.”
제11회 경기마라톤 대회 남자 하프코스에서 1시간13분20초45의 기록으로 우승한 김회묵씨(41ㆍ수원사랑마라톤클럽). 예전부터 달리기만큼은 자신 있었다는 김씨가 마라톤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0년 우연히 참가하게 된 마라톤대회에서 5위를 기록했을 때다. 이후 마라톤의 매력에 빠져버렸다는 김씨는 각종 대회에 출전하며 실력과 경험을 다지기 시작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아직까지 노총각인 그는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결혼보다는 마라톤 삼매경에 빠져 살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김씨는 시간을 쪼개 수원사랑마라톤클럽에서 활동 중이며, 이번 경기마라톤대회를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일과를 마친 후 수원종합운동장을 찾아 인터벌 훈련 등 2시간 이상 맹훈련을 쌓아 왔다.
특히 지난해 열린 경기마라톤대회 남자 하프코스에서도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김씨는 “오늘 레이스 초반에는 날씨가 좋지 않아 많이 걱정도 됐지만 이제껏 흘렸던 땀방울을 믿고 뛰었더니 이같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2연패를 달성했으니 내년에도 반드시 1위를 차지해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해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특별취재반
“대회 전 몸이 아파 솔직히 좋은 성적을 기대하지는 못했어요. 앞만 보고 열심히 뛰었는데 1위로 골인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네요.”
제11회 경기마라톤대회 여자 하프코스에서 1시간43분15초16의 기록으로 21.0975㎞를 완주해 우승한 강미애씨(47·수원사랑마라톤클럽). 클럽 회장의 추천으로 마라톤에 입문한지 이제 4년차로 접어든 강씨는 지난 2011년부터 경기마라톤대회에서 10㎞ 3위, 하프코스 2위를 차지한 실력파다. 매주 화·목요일마다 2시간씩 수원종합운동장을 달리며 체력을 다져온 결과란다.
결승선을 통과하며 해맑은 미소를 짓는 강씨의 얼굴에서는 그다지 힘든 기색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강씨의 우승 뒤에는 남모를 고통이 뒤따랐다. 레이스를 이틀 앞두고 갑작스레 극심한 복통이 찾아와 인근 병원에서 초음파검사를 받은 결과, 오른쪽 신장에 결석 2개가 발견됐다. 담당 의사로부터 절대적인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대회 하루 전날에도 남편 등 가족들이 출전을 만류했지만, 강씨의 달리기에 대한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강씨는 “아침에 큰 아들과 운동장에 들어섰을 때만 해도 몸이 무거워 잘 달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됐는데 처음으로 우승하게 돼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건강을 위해 레이스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을 위해 1월부터 3개월여 동안 매일 연습을 했는데 이렇게 우승을 차지하게 돼 더없이 기쁩니다.”
제11회 경기마라톤 남자 10㎞에서 33분52초49로 1위를 차지한 이홍국씨(42ㆍ수원사랑마라톤클럽)의 우승 소감이다. 경기마라톤에는 첫 출전한 이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지난 2010년까지 23년을 마라톤선수로 활동한 베테랑이다.
나이 40을 넘기면서 현역에서 은퇴할 수밖에 없었지만, 열정만큼은 아직도 현역이라는 이씨는 은퇴 직후인 지난 2010년부터 수원사랑마라톤클럽에 가입, 선수 경력을 발판삼아 60명 소속 회원의 체계적 연습을 책임지는 훈련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씨는 경기마라톤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회원들과 함께 매주 2~3회에 걸쳐 하루 1시간씩 훈련을 해왔지만 직장일로 경기 당일까지 3일 동안 밤샘 근무를 하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출발부터 5㎞까지가 고비였지만 다행히 그 이후부터는 서서히 몸이 풀리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면서 “하나 둘, 앞선 주자들을 제치면서 선수 시절의 희열과 결승점을 통과했을 때의 감격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벅찬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신이 속해있는 클럽회원 모두가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도록 열심히 지도해 전국 최고의 마라톤클럽으로 만들겠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올해 첫 우승을 경기마라톤대회에서 하게 돼 정말 기쁩니다.”
제11회 경기마라톤대회 여자 10㎞에서 39분49초14로 우승을 차지한 이금복씨(48·성남시 정자동)는 삼척 황영조 국제마라톤대회, 인천국제마라톤대회 등 굵직한 대회를 비롯해 각종 마라톤대회에서 200회 이상의 수상경력이 있는 베테랑 달림이다. 지난해에는 경기일보에서 주최한 과천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씨는 “요즘 주말마다 마라톤대회에 나가고 있는데 올해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새벽부터 내리던 비도 그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뛰기에는 최고였다”고 말했다.
11년 전 위장병에 시달리다가 우연히 동네 체육대회 100m 달리기에 참가했다가 자신의 재능을 발견했다. 이후 마라톤의 세계에 입문하며 병도 말끔히 사라졌다는 이씨는 자영업을 하는 남편을 도우면서도 주 2~3회 틈틈이 헬스클럽을 찾아 러닝머신으로 훈련을 하고, 주말에는 마라톤대회 참가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결승점에 도달했을 때의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뿌듯하다는 이씨는 50세가 되기 전까지 좋은 기록을 낸 뒤 50대 이후부터는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즐기면서 달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금이 바로 내 인생의 전성기 같다”면서 “이 기세를 몰아 내년에는 경기마라톤 풀코스 우승을 노려보겠다”고 강조했다.
“전날에도 다른 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를 뛰어 부담없이 5㎞만 참여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너무 기쁩니다.”
제11회 경기마라톤대회 남자 5㎞에서 17분06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김승환씨(42ㆍ서울시 상계동)의 우승 소감이다. 김씨는 지난 2010년 제8회 경기마라톤대회 풀코스에서도 2시간37분12초의 기록으로 월계관을 썼던 베테랑 아마추어 마라토너다. 매주 전국을 순회하며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마니아인 김씨는 연세대 체육교육학과 출신으로 수영과 축구, 농구 등 모든 운동을 소화할 수 있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김씨는 전날인 13일 경주벚꽃 마라톤 대회 풀코스에 출전, 2시간36분55초로 2위를 차지한 뒤 막바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지난 2007년 체중감량을 위해 마라톤에 입문했다는 김씨는 “마라톤을 시작한 뒤 현재까지 8kg 가량 체중을 감량했다”면서 “마라톤은 생활의 활력소이자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좋은 운동”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선수들간 서로 격려해주고 배려해주는 사교성이 좋은 운동”이라고 마라톤 예찬론을 편 뒤 “경기마라톤은 다른곳과 달리 주변통제가 아주 잘되고 편하게 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 좋다. 내년엔 풀코스에 도전해 2시간20분대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처음으로 출전한 마라톤대회에서 1위로 골인, 더없이 기쁩니다.”
제11회 경기마라톤대회 여자 5㎞에서 20분00초로 결승선을 통과한 정해연양(16ㆍ구리여고)은 올해 첫 대회에서의 우승이라 더욱 뜻깊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를 따라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한해 5~6회씩 각종 마라톤대회에 참가, 5㎞ㆍ10㎞ 코스에 꾸준히 도전해 왔다는 정양은 첫 출전부터 1등을 거머쥔 실력자다. 정양은 “단순한 취미로 시작했던 마라톤이지만 기록을 경신하거나 입상하는 게 너무 재밌어서 지속적으로 대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오래 달리기 선수로 이미 이름이 난 지 오래라는 정양의 수상 비결은 바로 기록에 대한 욕심. 5㎞ 19분대가 최고 기록인 정양은 다른 마라토너와의 경쟁이 아닌 17분대를 목표로 매 대회에 임한다. 정식 훈련을 받은 적은 없지만 나가는 대회마다 수상을 거듭하는 등 소질을 보이면서 현재 철인3종경기 선수로서의 꿈을 키우고 있다.
내년에도 경기마라톤에 출전해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고 싶다는 정양은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 많은 사람과 어울린 가운데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게 마라톤인 것 같다”며 “다음엔 5㎞ 내 최고기록을 돌파하고 하프와 풀 코스에도 단계적으로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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