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은행채용 ‘좁은문’ 작년比 절반 ↓

저성장에 채용 계획없는 은행도

봄을 시샘하듯 ‘꽃샘추위’가 계속되는 날씨만큼이나 은행권 채용시장에도 좀처럼 봄바람이 불지 못하고 있다.

올해 저성장, 저금리 기조 유지 등으로 수익 악화가 우려되면서 대부분 은행권이 채용규모를 줄였기 때문이다.

15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1천643명의 신입 직원을 채용했던 은행권이 수익 감소와 점포 통합 등의 원인이 작용하면서 올 상반기에는 채용규모가 절반가량 감소한 900명∼1천200명 수준으로 전망했다.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6급 정규직 서류 접수를 받고 있는 NH농협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 3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상반기 580명의 직원을 뽑았던 것에 비하면 44% 줄어든 규모다. NH농협은행 인사담당자는 “지난해는 NH농협은행이 신경분리를 통해 새로 출범하면서 기존 때보다 인원을 많이 채용한 것”이라며 “이로인해 올 채용 규모가 감소했지만 그나마 전체 시중은행 중에서는 가장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 200명의 정규직원을 채용한 우리은행도 올해 상반기에는 절반가량 줄어든 100명 정도 채용할 계획이다. 기업은행 역시 지난해보다 51명 줄어든 210명의 신입 행원을 올해 상반기중 뽑을 예정이다.

전년 상반기와 동일한 규모로 신입 직원을 채용하는 곳은 신한은행(200명)이 유일하다.

모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올해 은행권 여ㆍ수신 실적이 감소하고, 부실채권 증가 등이 예상되면서 이에 대한 부담이 작용해 채용규모를 줄인 것으로 안다”며 “일부 은행은 상반기 채용 일정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최근 대출금리 불공정행위로 검찰수사를 받기도 했던 외환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98명의 신입 직원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인사담당자는 “내부문제로 아직 구체적인 채용계획은 없지만 오는 5월말까지 점포별로 수요를 조사해 채용할 수도 있다”면서 “전년보다는 줄어든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외 하나은행과 KDB산업은행, KB국민은행 역시 지난해 상반기 100여명의 신입 직원을 채용했지만, 현재까지 채용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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